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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전성철]테러 SNS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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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전성철]테러 SNS 생중계

전성철 논설위원 입력 2019-03-19 03:00수정 2019-03-1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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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항공사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이 15일 발생한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총격 테러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다. 박지성 선수가 몸담았던 잉글랜드 축구팀 퀸스파크 레인저스의 구단주로도 유명한 페르난데스 회장은 “페이스북은 (테러) 영상 확산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가 직접 찍은 범행 영상이 페이스북에서 여과 없이 생중계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페이스북 측과 이 문제에 대해 직접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나섰다.

▷테러범 태런트는 범행 직전 이미지보드 사이트 ‘8chan(에이트 챈)’에 곧 이슬람 사원을 공격할 것이라는 글과 함께 범행을 생중계할 페이스북 계정 링크를 남겼다. 헬멧에 장착한 카메라로 찍은 테러 현장의 영상은 모자이크 없는 날것 그대로 인터넷에 퍼져 나갔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들은 즉각 동영상 유포 차단에 나섰다. 이들 업체는 동영상의 길이와 제목, 내용은 물론이고 특정한 장면이나 배경 음향 등을 기준으로 문제 콘텐츠를 걸러내는 인공지능(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원본 영상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다시 찍거나 영상 길이를 바꿔 편집하는 등의 수법으로 AI 파수꾼의 감시를 피했다. 살인 등 강력범죄 생중계에 이용돼 호된 비판을 받았던 SNS 업체들이 범죄 콘텐츠 유통을 막으려고 수년간 해온 거액의 투자가 별 효과를 못 본 것이다.

▷신문과 방송 등 기성매체들은 분초를 다투는 범죄나 사건 보도에서도 여러 단계의 데스킹을 거쳐 자극적 이미지나 표현이 전달되지 않도록 한다. 특히 테러 사건은 다른 범죄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하지만 테러리스트는 기성매체를 넘어 SNS를 통해 영상과 메시지를 퍼뜨려 공포를 극대화했다. 모방범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를 막는 데 AI 모니터링 시스템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다. 인터넷 세상에서 범죄 콘텐츠를 검색 또는 소비하거나 공유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전성철 논설위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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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테러#테러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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