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해주 지명 철회해 선거 중립 논란의 싹 없애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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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보류했다. 국회가 정부에 인사청문 보고서를 송부해야 하는 법적 시한(19일)은 끝났지만 조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하는 대신 국회 논의를 더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여야는 어제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9일 예정됐던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야당은 조 후보자가 2017년 9월 발행된 문재인 대선 후보의 대선백서에 ‘공명선거특보’라고 명시된 것은 정치적 편향 인사의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특보로 활동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특보임명 사실 없음’이라는 확인서를 발급하면서 조 후보자를 엄호했다.

하지만 다른 특보 명단은 착오가 없고 단 한 명뿐인 ‘공명선거특보’ 이름만 단순한 행정착오였다는 해명은 석연치 않다. 조 후보자가 상임위원 후보자로 공식 발표되기 전날 급하게 민주당이 확인서를 내준 것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선관위 안팎에선 2012년 선관위 1급으로 퇴임한 조 후보자가 역대 선관위 출신 상임위원 5명과 달리 사무차장-총장을 거치지 않고 장관급 상임위원에 지명된 배경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은 선관위 사무처를 감독하면서 사무처 인사와 정치인 조사 등 현안을 보고받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비상근직인 중앙선관위원장을 대신해 선거관리 실무를 총괄하는 심판이나 다름없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 이어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명운을 걸고 격돌할 태세다. 선거관리 심판의 편향성 논란이 불거지면 그 후유증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무엇보다 선거 중립을 엄정히 지켜야 하는 이유다. 조금이라도 오해의 싹을 남기지 않으려면 조 후보자 지명 철회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조해주#중앙선거관리위원회#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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