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환종]인플루엔자 접종, 늦어도 11월 중순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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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종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전 예방접종전문위원장)
이환종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전 예방접종전문위원장)
올해 스페인 인플루엔자 대유행 100주년을 맞았다. 1918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이 인플루엔자에 걸려 최소 5000만 명이 사망했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에서 군인 약 1000만 명이 숨진 것을 고려할 때 총의 화력보다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인류 건강에 더 큰 해를 끼쳤다. 공중보건의 흑역사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다. 빠르게 증식하는 특성으로 매년 겨울 전 세계에서 10∼40%의 사람을 감염시킨다. 인플루엔자는 급성 발열성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갑작스러운 고열과 근육통, 기침 증상을 일으킨다. 면역체계가 온전치 못한 생후 36개월 미만 어린이와 만 65세 이상 어르신, 당뇨병 등 질환이 있는 성인은 폐렴 등 합병증을 앓거나 숨진다. 건강한 청소년은 3∼7일 앓고 난 후 완쾌되지만 감염 빈도가 높아 바이러스를 학교와 가정 등에 퍼뜨리기도 한다.

인플루엔자의 발병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유행 바이러스를 예측해 백신 포함 균주를 매년 변경한다. 백신 예방 효과가 1년을 넘지 않아 매년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그 효과는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의 나이와 질환, 백신 포함 균주와 유행 바이러스의 일치 정도에 따라 달라 19∼52%로 다양하다. 건강한 성인은 백신주와 유행 바이러스가 일치할 때 70∼90%의 예방효과가 있다. 접종 후 인플루엔자에 걸려도 가볍게 지나갈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11월 중순까지 접종을 마치는 게 좋다. 2주가 걸리는 접종 후 예방효과와 빠르면 12월부터 유행하는 시기를 고려한 것이다. 유행 전에 백신 접종을 못했다면 유행 기간이라도 접종을 받아야 한다. 유행 기간이라도 생후 6개월 이전 영아는 접종 금기 대상자로 임신 기간 중 엄마로부터 받는 보호항체가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임신부 접종은 출산 전후 임신부 및 출산 후의 신생아까지 보호하기 때문에 무료 지원을 더 해야 한다고 인플루엔자 전문가들은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올해 인플루엔자 무료 지원 대상자는 12세까지로 확대돼 전 국민의 25%가 넘는 1300만 명이다. 11월 중순까지 가까운 동네 단골 의료기관에서 접종을 받아야 한다. 스페인 인플루엔자 대유행 100년이 지난 현재, 본인과 가족, 이웃까지 배려하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이타적 건강 행동이다.
 
이환종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전 예방접종전문위원장)
#스페인 인플루엔자#예방 접종#백신 접종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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