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압박 자제하는 美, 마냥 기다리진 않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5일 00시 00분


코멘트
미국 국무부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시간표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1년 내 북핵 폐기’ 발언에 대해 “일부 개인이 시간표를 제시한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그동안 북한에 무엇을 원하는지 매우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세 번째 방북을 이틀 앞두고 나온 국무부의 브리핑은 비핵화 시간표를 내세워 북한을 공개적으로 압박하진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후속 협상이 시작되는 만큼 상호 신뢰 분위기를 해치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북한에 어떤 시간표도 제시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이미 두 차례나 평양을 다녀온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미국의 요구를 분명히 전달한 만큼 이제 북한이 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과 조치를 할 때라는 태도로 보인다.

특히 나워트 대변인은 “미국의 정책은 북-미 정상회담 전과 똑같다.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 없이 대북제재 해제는 없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는 만큼 다급한 것은 북한이며, 북한이 제재의 고통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를 원한다면 스스로 신속한 비핵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미국의 판단인 셈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기대를 번번이 저버린 게 북한이다. 미국 언론들이 연일 북한의 핵시설 은폐와 핵능력 확대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북한의 전력(前歷)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선대(先代)와는 다른 김정은을 믿고 일단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기대가 실망과 분노로 바뀌기 전에 김정은이 먼저 과감한 선제적 비핵화를 결단해야 한다.
#북한 비핵화#북핵 폐기#폼페이오#북미 정상회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