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이성섭]‘양재시민의 숲’을 ‘매헌시민의 숲’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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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상임운영위원
이성섭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상임운영위원
올해는 매헌 윤봉길 의사의 탄생 110주년으로 29일은 중국 상하이의거 86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계기로 서울 서초구 ‘양재시민의 숲’ 공원의 이름을 ‘매헌(梅軒)시민의 숲’으로 바꿨으면 한다. 매헌은 윤 의사의 아호로 양재시민의 숲에는 그를 기리는 매헌기념관이 1988년 세워졌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일본군 사령관 시라카와 요시노리 대장을 비롯한 군수뇌부를 참살해 정의, 자유, 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세계에 알렸다. 매헌의 의거에 큰 감동을 받은 중화민국 주석인 장제스는 “중국의 100만 대군이 하지 못한 일을 한국의 한 청년이 해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어려움을 겪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또 1943년 11월 이집트 카이로회담에서 연합국 정상들에게 한국의 독립을 설득해 카이로선언문에 한국의 독립이 명시되도록 만들었다. 불과 만 24세의 나이에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몸을 바친 매헌은 광복의 초석을 쌓았고 그의 노력 등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이 만들어진 것이다.

양재시민의 숲에는 윤 의사를 기리는 매헌기념관, 매헌동상, 매헌숭모비 등이 설치돼 있다. 인근에는 매헌초등학교, 매헌교, 매헌역, 매헌지하차도 등 여러 시설물에 그의 이름을 붙여 기념하고 있다. 양재시민의 숲의 도로명 주소마저도 ‘매헌로99’로 붙여졌다.

이런 연장선에서 지역명을 딴 ‘양재시민의 숲’의 명칭을 ‘매헌시민의 숲’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시키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지엽적인 지역의 이름을 붙이기보다는 후대에도 귀감이 되고 존경받는 의사의 이름을 주변 시설물들과 함께 붙였으면 한다.

공원의 이름에 존경받는 위인의 이름을 붙이는 사례는 흔하다. 서울 도산공원, 부천 안중근공원, 통영과 정읍의 충무공원 등 국내에도 많은 공원 이름에 위인, 애국지사 등의 이름을 붙였다. 해외에서도 위인의 이름으로 공원이름을 다시 짓는 사례도 있다. 윤 의사가 의거를 했던 상하이 훙커우공원의 이름은 중국의 대문호 루쉰을 기념하는 루쉰공원으로 바꿨고 하얼빈공원도 중국 항일영웅 리자오린 이름을 따서 자오린공원으로 변경했다. ‘매헌시민의 숲’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은 시대정신에도 부합하고 세계적인 추세라고 볼 수 있다.
 
이성섭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상임운영위원
#윤봉길 의사#양재시민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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