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김덕중]공영방송 이사진 구성, 정치권은 손 떼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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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MBC의 방송 파행을 지켜보는 시청자, 곧 국민 일반의 심사가 어떤지를 두 방송사 구성원들은 지금 짐작이나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문재인 정부 관계자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져 본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두 방송사의 소유권자는 국민이다. 왜 국민의 방송을 놓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이전투구의 싸움을 벌여 우리들 국민으로 하여금 분노케 하는가. 퇴사 직전의 나이 든 기자·아나운서직 사원들이 뉴스는 물론이고 여타 프로그램 진행에 허덕이는 모양새가 애처로울 지경이다. 어찌하여 국민의 방송을 자신들의 정치적 전리품인 양 착각하는가.

이제 KBS·MBC 두 거대 방송의 이사장이니 사장이니 하는 피고용 최고경영자(CEO)와 이사진 구성을 정치권의 나눠 먹기 방식에 맡기는 걸 철폐해야 한다. 그래서 영국의 BBC, 독일 ZDF처럼 명실 공히 두 방송을 넓은 의미에서의 사회적 공기업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사회 각계각층·시민사회 대표들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우선 전국적인 공청회를 펼쳐 나아갈 걸 제의한다. 정치권은 일단 이 문제에 용훼(容喙)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위 TF에서 개편안의 골격이 마련된 뒤 이걸 놓고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난상토의 끝에 최종안을 만들어 입법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게 좋을 터다.

분명히 해 두거니와, 지금 국회에서 여야가 KBS·MBC 이사진 구성을 놓고 양측 추천권을 5 대 5로 하느니, 6 대 4로 하느니 하며 또다시 쟁론을 벌여 봐야 문제의 해결은커녕 부지하세월에 백년하청의 결말이 될 터다. KBS와 MBC에 채워진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엔 꼭 끊어내야 한다. 보혁(保革) 정치투쟁의 제물이란 너울을 국민의 손으로 걷어낼 걸 제창한다.

김덕중 공영방송개혁시민운동 상임대표·전 가천대 객원교수
#공영방송#kbs#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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