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임기상]첨단 고급차와 신형차, 침수되면 피해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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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 시민연합대표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 시민연합대표
작년 10월 폭우를 동반한 태풍 차바로 인해 야적장에서 출시를 기다리던 신차 1087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제작사는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이나 부품 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전량 폐기 조치하고 차대번호까지 공개했다. 수백억 원의 손해에도 불구하고 재활용보다 폐기를 선택한 것은 ‘침수차는 정비를 해도 침수차’라는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한 현명한 판단이라 본다.

정비사들은 한결같이 “침수차 정비가 가장 힘들고, 아무리 잘 고쳐도 좋은 소리를 못 듣는다”고 말한다. 그 결과 중고차 시장에서도 거래 기피 대상이다. 보험사들도 수리비가 더 드는 침수차량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폐차 처리 대상으로 분류한다.

침수로 인한 피해는 첨단기능을 탑재한 고급차와 신형차일수록 크다. 요즈음 대부분 승용차는 전자장치가 90% 이상 채택되기 때문에 침수차는 결국 컴퓨터가 물에 빠진 것과 같다. 미래형 자동차인 전기차가 침수된다면 피해가 더 클 것이다.

만약 승용차로 침수 지역이나 그 부근을 운행할 때 대형차 뒤를 무작정 따라가면 위험하다. 침수 위험 기준이 타이어 절반 높이인데, 상대적으로 타이어가 큰 대형차를 무작정 따라가다 보면 본의 아니게 물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준 이상에 빠지면 먼저 조향, 제동장치의 정상적인 작동이 어렵다. 만약 폭우로 인해 시동이 꺼지거나 현장 탈출이 어려우면 계속적인 반복 시동은 피하고, 신속하게 긴급출동반이나 보험사에 연락해야 한다.

만약 침수가 의심될 경우 먼저 전자제어장치, 엔진오일, 변속기오일 등의 오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침수가 확인되면 2, 3번 정도 오일을 반복 교환해 준다. 엔진룸과 차내의 흙 등 이물질은 압축공기와 세척제를 이용하여 제거한다. 각종 배선 연결 부위를 깨끗이 씻은 후 말려서 윤활제를 뿌려준다.

침수까지는 아니지만 심하게 비를 맞았다면 관리를 해두는 것이 좋다. 엔진룸의 전기전자장치, 차량 내부의 습기와 빗물 등을 먹고 습기를 품은 자동차를 건조하지 않으면 차체 부식의 원인이 된다. 차문과 트렁크를 모두 열고 스페어타이어 밑 부분까지 충분히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다. 도로에서 발생하는 석면 입자, 먼지 등의 물질을 정화하는 차내(에어컨) 필터의 기능도 습기가 많으면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점검한 뒤 필요하면 교환해야 한다. 특히 침수차는 수리 후 재고장이 많기 때문에 정비명세서와 영수증을 보관해야 피해 구제는 물론 보증수리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항상 기상 정보를 먼저 확인하는 운전 습관을 갖는 것이 현명하게 차를 관리하는 첫걸음이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 시민연합대표
#신형 자동차 침수#침수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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