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피아트크라이슬러-르노 제휴 협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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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엔지니어링 자원 공유논의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 합류땐…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업체 등장

이탈리아 피아트와 미국 크라이슬러가 합병한 피아트크라이슬러가 프랑스 자동차 회사 르노와 사업 제휴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전했다. WSJ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피아트크라이슬러와 르노가 자동차 플랫폼과 엔지니어링 자원을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 협상이 최근 몇 주 동안 탄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두 회사가 제휴를 모색하는 배경은 최근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수요가 둔화되고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투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현상과 무관치 않다. 올해 1분기(1∼3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멕시코 등 세계 주요 지역의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줄었다. BMW 닛산 혼다 도요타 다임러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의 영업이익도 하락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생존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라는 명분보다 세계 단위의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과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북미 생산라인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GM에 이어 미국 2위 자동차 회사인 포드도 최근 7000명을 감원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피아트는 프랑스의 다른 자동차 회사인 PSA그룹과도 합병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프랑스의 르노가 손을 잡고 세계 자동차 업계의 대대적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다”며 “이 협력을 통해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에 합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자동차 1080만 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을 누르고 연간 1560만 대를 판매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연합이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피아트크라이슬러와 르노의 제휴는 지난해 11월 카를로스 곤 전 르노 회장이 일본에서 체포된 이후 ‘르노-닛산’ 간 고조된 긴장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피아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크라이슬러 지분을 인수했으며 2014년 합병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최대 주주는 아녤리-엘칸 가문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지분 29% 보유)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피아트크라이슬러#르노#플랫폼#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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