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저평가 개선 촉구’ 美 달톤 “KCGI와 연계 계획 없어”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3일 0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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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저평가 개선안…“중·대형株 10곳, 투자”

달톤 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
달톤 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
미국의 가치투자 자산운용사인 달톤 인베스트먼트(Dalton Investment)가 우리나라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인 저평가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달톤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주주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진그룹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 행보로 주목받는 토종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도 달톤을 지지하고 나섰다. 하지만 달톤은 “KCGI와 연대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달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개선합시다’는 내용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1999년 설립된 달톤은 장기적인 가치투자를 지향하며 2017년 1월 한국의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지침)를 도입한 최초 미국 투자사다. 운용자산 규모는 약 4조원이다. 주로 아시아 주식(국가, 기업 등)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대형 상장사 5~10곳에 투자했다. 중형주의 지분율은 각 2~5% 이내다.

달톤은 지난 20일 서신 형식으로 ‘대한민국에 드리는 제안’ 보고서를 작성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제안서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성과가 저조하고 저평가된 시장 중 하나”라며 “기업의 자본배분 정상화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국민연금, 정부, 국회, 국민에게 제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연금에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배당 보다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을 권고했다. 정부와 국회에는 배당소득세율, 상속세, 증여세율 등 세율 조정을, 국민에게는 자신들의 제안 동참, 주식투자 확대,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요청했다. 달톤은 홈페이를 통해 자신들과 뜻을 같이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현재 KCGI와 연대한 주주행동 계획 없어”

달톤의 행보가 관심을 끄는 다른 이유는 자신을 지지하는 회사로 KCGI를 공개해서다. KCGI는 최근 한진칼과 주주제안 자격, 전자투표제 도입 등 여러 이슈로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달톤을 지지한다고 나선 곳은 KCGI 뿐만아니라 운용자산이 약 27조원인 미국 브랜드스 인베스먼트 파트너스, 커니프 & 골드파브 엘엘씨, 한국의 밸류타트너스자산운용이다.

달톤 측은 <뉴스1>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KCGI와 연대해 한진그룹 경영 감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KCGI와 연대해 특정 기업에 대한 주주 행동에 나설 계획은 현재 없다”고 답했다.

달톤 측은 현대홈쇼핑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리 행사를 국민연금에 제안하기도 했다. ‘현대홈쇼핑에 대한 경영감시를 뜻하냐’는 질문에는 달톤 측은 “기본적으로 행동주의를 지향하지 않는다. 경영진과 주주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경영과 자본배분을 잘하는 기업은 오래 투자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달톤 측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주주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며 “현대홈쇼핑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한국의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려고 나선 이유에 대해 달톤 측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한국 경제가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을 수 있다”며 “기업이 많은 가치를 창출함에도 불구하고 이 가치가 주주, 가계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달톤 측은 “최근 소프트뱅크가 6조원 상당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정한 이유는 손정의 대표가 소프트뱅크의 본질적인 가치가 주가에 비해 훨씬 낮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기업은 자본 배분을 더욱 효과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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