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폭파 전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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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제로 ● 알파고 마스터
17국 총보(1∼294)

초반에 백이 우세를 잡은 뒤 깔끔하게 마무리 지은 한판이다. 그 장면을 살펴보자.

하변에서 백이 움츠린 행마를 한 탓에 좌변에 거대한 흑 세력이 생겼다. 이 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

참고도 흑 1이 묘한 지킴. 좌하에서 백이 나와 끊는 수를 방비한 듯한데 인간 바둑에선 찾아보기 힘든 수다. 그러자 알파고제로는 백 2로 응수타진한 뒤 4로 뛰어들어 흑 진을 송두리째 부숴버리겠다고 나왔다. 인간이라면 심장 떨리는 수여서 결행하기 쉽지 않을 텐데 제로는 확실한 계산이 선 것이다.

마스터 역시 잡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고 우상 쪽에서 두터움을 다시 쌓았으나 백은 18부터 22까지 매우 손쉽게 살아버렸다. 이래서는 백 우세. 결과적으론 흑 1로 지키는 수가 이상했을까. 차라리 A의 곳으로 지켰으면 삭감을 당할지언정 실전처럼 좌변에서 백이 쉽게 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제로는 확실히 세력 폭파 전문가다. 그래서 실리를 먼저 챙기는 것을 좋아하나 보다. 272=269, 279=71, 283 289 294=211, 286 292=248, 293=213. 294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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