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첨단 무력 과시하는데 南은 안보마저 선심 쓰듯 해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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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현지 지도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어제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우리 영토를 철벽으로 보위하고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하는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선전했다. 김정은의 무기 시험 시찰은 작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1년 만이다.

북한은 어떤 무기인지, 어떤 시험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전술무기라고 밝힌 만큼 사거리나 화력을 늘린 신형 방사포나 단거리 전술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핵-경제 병진노선 부활’ 운운하며 여차하면 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협박한 북한이다.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 도발은 자제하면서도 대남 공격용 무기를 과시하며 제재 완화 요구에 꿈쩍하지 않는 미국과 협력사업을 주저하는 한국을 동시에 겨냥했다. 아울러 유엔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통과 시점에 맞춰 국제사회의 어떤 압박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북한은 최근 사거리를 크게 늘린 신형 122mm 방사포를 시험 발사하는가 하면 한국군 핵심 시설에 대한 폭격·침투 훈련을 벌이는 정황도 포착됐다.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만 중단했을 뿐 핵물질 생산과 개발 활동은 계속하고 있다는 게 우리 정보당국의 판단이기도 하다. 우리 군도 대규모 연합훈련 외엔 소규모 연합훈련과 한국군 단독훈련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L-SAM 시험발사를 두 차례나 연기하는 등 북한의 반발 가능성을 우려해 통상적 군사 활동마저 축소하거나 쉬쉬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샀다.

요즘 비무장지대(DMZ)에선 9·19 군사합의에 따른 최전방 감시초소(GP) 파괴 작업이 한창이다. 여기에 국방부는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을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와 한강 하구까지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놓고 우리가 비교우위에 있는 항공전력과 정찰자산의 무력화를 낳았다는 비판이 여전한 상황에서 더욱 논란을 키울 대북 제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남북 간 화해도, 평화도 굳건한 군사력 없이는 한낱 신기루일 뿐이다. 안보만큼은 선심 쓰듯 선제적으로 나설 일이 아니다.
#북한#첨단전술무기#제재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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