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의 MLB Tracker] 가을야구 앞둔 신경전&스포일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9월 13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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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범가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매디슨 범가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길었던 시즌이 끝나간다. 메이저리그도 가을 문턱에 들어섰다. 13일(한국시간) 100승 고지에 선착한 보스턴 레드삭스가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쥔 가운데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의 각 지구 우승과 와일드카드 획득 경쟁 또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AL 동·중부에선 각각 보스턴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우승이 유력하다. NL에선 동부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만 여유 있을 뿐, 중·서부는 여전히 안개정국이다. 리그별로 2장씩인 와일드카드 레이스의 양상은 확연히 갈린다. AL에선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 에이스가 확정적이다.

NL은 1위 밀워키 브루어스부터 4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까지 아직은 촘촘하다.

가을야구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얽히고설킨 경쟁자들의 신경전도 분출되고 있다. 또 이맘때면 등장하는 ‘고춧가루 부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들도 있다. AL에선 거포 3루수 조시 도널드슨(33)을 둘러싼 샅바싸움에 무려 4개 구단이 연루돼 적잖은 홍역을 치렀다. NL에선 가을야구가 물 건너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스포일러(spoiler·훼방꾼)로 등장할지 관심을 모은다.

● NL 가을야구는 자이언츠 손아귀에?

자이언츠는 시즌 막판 콜로라도 로키스(15~17일·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2~24일·원정), LA 다저스(29일~10월 1일·원정) 등 1승이 절실한 팀들을 차례로 만난다. 초점은 자이언츠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29)가 어느 경기에 나서느냐다. CBS 스포츠는 11일 ‘자이언츠가 NL 플레이오프 구도에 훼방을 놓을까’라는 기사에서 “범가너가 16일 로키스, 22일 카디널스, 2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선발등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예상대로라면 다저스는 한숨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자이언츠와 다저스는 공존할 수 없는 라이벌이다. CBS 스포츠도 이 지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휴식일을 조정해서라도 범가너를 다저스전에 내세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다저스는 시즌 끝까지도 자이언츠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도널드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도널드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보스턴&양키스&휴스턴의 삼각동맹?

도널드슨은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8월말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떠나 인디언스로 옮겼다. 이 트레이드는 묘한 파장을 낳았다. 웨이버 트레이드에는 몇 가지 제약이 따르는데, 그중 하나는 부상 중인 선수의 거래금지다. 왼쪽 종아리 부상 등으로 5월 말 이후 자취를 감췄던 도널드슨이 인디언스 유니폼을 입자 보스턴, 양키스, 휴스턴은 발끈했다.

보스턴과 양키스는 커미셔너 사무국에 불만의 뜻을 전했고, 휴스턴은 아예 이의를 제기했다. 토론토와 인디언스가 거래 성사를 위해 아직 경기출전이 힘든 도널드슨을 놓고 부상자명단(DL) 등재와 해제를 반복했다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커미셔너 사무국이 문제없다고 결론 내려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도널드슨이 인디언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12일까지도 미국 주요 스포츠매체들은 이 문제를 다뤘다. 도널드슨은 부상의 여파로 13일까지 올 시즌 타율 0.225, 5홈런, 16타점으로 부진하지만 AL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2015년 41홈런, 2016년 37홈런, 2017년 33홈런을 친 강타자다. 보스턴, 양키스, 휴스턴이 인디언스의 도널드슨 영입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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