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철도역사 사진전 ‘오류 투성이’…설명 틀리고 구성도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3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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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사진전 오류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서울 용산역에서 진행 중인 사진전에서 6;25전쟁과 관련된 사진의 설명이 잘못 
쓰여있다. 한강철교라고 소개된 사진은 대동강철교를 다룬 사진이었고(빨강색 표시), 6;25전쟁 당시 미군의 모습이라고 설명이 쓰인
 사진은 전쟁 전인 1945년 9월 촬영된 것이었다(주황색 표시). 서형석기자 skytree08@donga.com
코레일 사진전 오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서울 용산역에서 진행 중인 사진전에서 6;25전쟁과 관련된 사진의 설명이 잘못 쓰여있다. 한강철교라고 소개된 사진은 대동강철교를 다룬 사진이었고(빨강색 표시), 6;25전쟁 당시 미군의 모습이라고 설명이 쓰인 사진은 전쟁 전인 1945년 9월 촬영된 것이었다(주황색 표시). 서형석기자 skytree08@donga.com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국내 철도 역사를 다룬 사진전을 진행하면서 역사적인 사진들에 대해 잘못된 설명을 붙이는 등 부실운영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코레일은 3일부터 서울 용산역 만남의광장에서 ‘필름 속에 담긴 한국철도-철도를 통해서 본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희망’이라는 제목의 사진전을 열고 있다. 1897년 한반도 최초의 철도 노선인 경인선의 기공식 사진부터 6·25전쟁, 남북철도연결 등 철도 역사를 다룬 사진 40장이 전시됐다. 용산역에서 고속열차(KTX)와 일반철도, 지하철 1호선 등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사진을 감상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6·25전쟁 당시를 다룬 사진 2장의 설명이 문제가 됐다. 피란민이 교량을 건너는 ‘한국전쟁, 한강철교’라는 제목의 사진에 코레일은 “한강철교는 끊어졌지만 피란행렬은 끊임없이 이어졌다”는 세부 설명을 붙였다. 전쟁 발발 후 북한군의 남침을 저지하기 위해 정부와 국군이 한강철교를 폭파한 것을 염두에 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 사진 속 교량은 평양의 대동강철교였다. AP통신의 맥스 데스포 사진기자가 1950년 12월 4일 대동강철교를 건너는 피란민 행렬 약 15m 높이의 다리 철제 구조물 위에 올라가 찍은 것이다. 이 사진으로 데스포 기자는 전쟁의 참상을 다룬 점을 인정받아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에 대해서도 코레일의 설명이 틀린 것이다.

대동강철교 사진 오른쪽에 걸린 ‘한국전쟁, 미7보병사단’이라는 제목의 사진도 설명이 틀렸다. 서울역을 뒤로하고 미군 행렬이 광화문 방향(현 세종대로)으로 걷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사진은 해방 후인 1945년 9월 촬영된 것으로 6·25전쟁과는 관련이 없다. 인천을 통해 한반도에 도착한 존 하지 중장이 이끄는 미군 제7보병사단이 조선총독부를 확보하기 위해 향하는 모습이다. 무려 5년의 시간 차이가 있는 것이다.

사진 구성도 논란이다. 한국 철도의 역사 중 남북철도 연결에 집중됐다. 2004년 첫 고속철도 개통, 올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중 KTX 대수송 등 굵직한 다른 철도 역사는 다뤄지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당시 남북정상회담과 경의선, 동해선 연결이 주를 이뤘다.

올 2월 취임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의 사진은 러시아 철도공사와의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국제철도협력기구 회의 참석 발언 모습, 경의선 점검, 도라산역 점검 등 4건이나 포함됐다.

본보가 취재를 시작하자 코레일은 13일 해당 내용을 파악하고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 사장 사진 배치의 경우 당초 사진전을 기획할 때의 행사 이름인 ‘남북철도 역사’에 맞춰 사진을 고르다보니 생긴 일이었다. 6·25전쟁과 관련한 사진 설명이 틀렸던 건 코레일 내부 사진 데이터베이스(DB)에서 내용을 가져다 쓰면서 잘못된 내용까지 그대로 옮겨졌다”고 해명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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