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희윤]건강한 데이터 생태계부터 조성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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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생태계는 ‘생물이 주변 환경이나 다른 생물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어울려 생존하고 있는 자연계’를 일컫는 말로 영국의 식물생태학자 아서 탠슬리가 제안한 개념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데이터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생산자와 중간 생산자, 소비자 등 다양한 주체의 연계를 통해 데이터의 생성, 수집, 전달 등 상호 관계와 비즈니스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사물인터넷(IoT)으로 초연결사회가 도래해 2025년 세계적으로 약 163ZB(제타바이트)의 데이터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막대한 데이터는 산업에서 혁신 동력으로 사용되거나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드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에어비앤비 등 대규모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활용하는 글로벌 기업이 세계시장과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데이터 분석 및 예측기업인 캐글을 인수해 데이터를 통한 상호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로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 경제’는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럽 데이터 경제 육성책’을 발표하고 경제성장을 위해 자유로운 데이터의 유통과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도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단순히 데이터만 관리하거나 특정 환경에서만 데이터가 생성되고 처리되는 폐쇄적 생태계로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주체들이 연계와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와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와 저작권, 소유권 문제 등 해묵은 이슈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건강한 생태계가 되기 어렵다. 최근 빅데이터 산업 발전을 막는 다양한 규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바람직하나 규제혁신 등 보다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데이터산업 활성화 전략도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의 균형을 맞추고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려는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법제도 개선으로 연결돼야 한다.

정부도 지난달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고 생태계 혁신을 위한 플랫폼 경제 추진을 발표했다. 플랫폼 경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여러 산업에 걸쳐 꼭 필요한 인프라와 기술, 생태계를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플랫폼 경제와 데이터 경제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 한국도 건강한 데이터 생태계를 통해 플랫폼 경제와 혁신성장을 견인하고 데이터산업을 키워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
 
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빅데이터 산업#데이터 규제혁신#혁신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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