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 8패 LG, 결정적 차이는 뎁스차트·수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7월 23일 05시 30분


두산 박건우(왼쪽)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에서 7회 대타로 나서 2타점 역전 결승 3루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 박건우(왼쪽)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에서 7회 대타로 나서 2타점 역전 결승 3루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무리 막대한 돈을 투자해 특급 프리에이전트(FA)와 뛰어난 외국인투수를 영입해도 단기간에 강팀이 되기는 어렵다. 페넌트레이스는 길고 긴 마라톤이다. 우승전력을 갖춘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는 결국 뎁스차트(Depth Chart) 그리고 수비 능력에 있다.

두산은 20~22일 LG와의 잠실 빅 매치 3연전에서 모두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이 패배로 올 시즌 잠실 라이벌 두산에 8전 전패라는 수모를 당했다. 22일 LG는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7이닝 2실점 0자책점)의 빛나는 호투에도 불구하고 재차 역전패를 당했다. 승부는 수비에서 갈렸다.

● 두산과 LG의 결정적 차이 수비

21~22일 두산과 LG는 모두 경기 전 수비훈련을 하지 않았다. 양 팀 모두에게 홈구장 잠실 그라운드는 친숙하다. 폭염 주의보 속 수비 훈련이 오히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해가 된다는 공통된 판단이었다.

역대 최고의 유격수 중 한명이었고 최고의 수비코치였던 류중일 LG 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수비를 가장 강조해왔다. 그러나 LG가 1-0으로 앞서있던 7회초 두산 공격 때 내야진은 연이은 실수, 실책 속에 역전을 허용했다. 1사 후 두산 양의지는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을 당했지만 LG 포수 유강남이 원 바운드 된 브레이킹 볼을 잡지 못해 1루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진 오재원의 1루 땅볼, 양석환은 2루 송구 실책을 범했다. 순식간에 1사 1·2루 위기. 양의지는 슬라이드 스텝에 약점이 있는 윌슨의 빈틈을 노려 3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곧 이어 유강남이 포구에 실패하는 사이 오재원도 2루를 훔쳤다. 이어진 2사 2·3루 두산 대타 박건우는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역전 결승 3루타로 승부를 바꿨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아직 ‘넘사벽’인 두산 뎁스차트

두산 김태형 감독은 허경민, 박건우에게 휴식을 주고 주전 2루수 오재원을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시켰다. 백업 전력에는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류지혁과 정상급 수비능력을 가진 외야수 조수행이 있었다.

박건우는 대타로 나와 역전 결승타를 쳤다. 7회말 수비에 투입된 3루수 허경민은 무사 1·2루 위기에서 자신에게 날아온 타구를 절묘한 바운드로 처리해 베이스를 먼저 밟은 뒤 1루에 강하게 송구, 병살타를 완성했다. 최주환은 2루수로 선발 출장 후 1루수로 자리를 옮겨 이 공을 받았다. 허경민은 9회초 2점 홈런도 때렸다. 주전급이 대타로 연속해서 나올 수 있는 깊이의 힘이다.

LG는 스토브리그에서 김현수를 영입했고 외국인 전력 구축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류중일 감독은 외부 전력보강 속 세대교체를 진두지휘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두산의 뎁스차트와는 격차가 크다.

● 두산전 8전8패 LG의 숙제


하루 전 8-1로 이기다 결국 17-10으로 패했던 류중일 감독은 22일 경기에 앞서 “투수코치가 ‘오늘 불펜 투수 모두 대기시키겠다’고 해서 오케이했다. 일요일이고, 오늘만큼은 휴식을 보장 받는 투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두산전 1승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또 1-6으로 패했다. LG는 올 시즌 선전하며 중상위권에서 순항중이지만 두산 공포증을 빨리 극복해야 가을야구에 성공할 수 있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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