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독수리 세리머니’ 선보인 스위스 선수 징계 검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6월 24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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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두독수리’ 세리머니를 보이고 있는 스위스 축구대표팀 제르단 샤키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쌍두독수리’ 세리머니를 보이고 있는 스위스 축구대표팀 제르단 샤키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녹색 그라운드 위에 정치를 끌고 오지 말라!’


스위스는 23일(한국시간) 열린 세르비아와의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제르단 샤키리(27)와 그라니트 샤카(26)의 연속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튿날인 24일, 스위스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세리머니 때문이었다.


샤키리와 샤카는 득점 직후 양 엄지를 엇갈려 잡고 나머지 손가락을 펼쳐 독수리 모양을 만들었다. ‘쌍두독수리’ 세리머니였다. 이들의 세리머니는 ‘오랫동안 알바니아와 코소보를 억압한 세르비아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쌍두독수리는 알바니아 국기에 새겨져있다. 세르비아 영토였던 코소보는 알바니아계 반군의 독립 요구로 내전을 겪었다. 이들은 2008년 독립을 선언했으나 세르비아는 인정하지 않는다. 코소보 주민 80%가 알바니아계 혈통으로 이들은 ‘형제 국가’다. 샤키리는 코소보에서 태어났고 스위스에 이민 온 알바니아계 혈통이다. 샤카의 부모님도 코소보 출신 알바니아인이며 그의 친형은 알바니아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이들의 세리머니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다고 보는 근거다.


FIFA는 경기장 안에서 어떠한 정치적 메시지도 허락하지 않는다. 한국 팬들에게 이 방침은 낯설지 않다. 박종우(29·에미리트 클럽)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박종우는 2012런던올림픽 축구 일본과의 3·4위전에서 승리한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받아들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그의 동메달 수여를 보류한 뒤 FIFA에 진상 조사를 일임했다. FIFA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박종우에게 A매치 2경기 출장 정지 및 3500스위스프랑(약 4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샤카와 샤키리 역시 징계 가능성이 높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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