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韓日 젊은 예술인들이 나누는 고민과 공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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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계속해주세요/문소리, 니시카와 미와 등 지음/박창학 옮김/280쪽·1만4500원·마음산책

문소리(왼쪽)와 니시카와 미와가 2016년 서울에서 대담을 나눈 뒤 함께 포즈를 취했다. 마음산책 제공
문소리(왼쪽)와 니시카와 미와가 2016년 서울에서 대담을 나눈 뒤 함께 포즈를 취했다. 마음산책 제공
저자는 모두 10명이다. 한국과 일본의 젊은 문화인들이 2명씩 짝을 이뤄 나눈 대담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부제도 ‘한일 젊은 문화인이 만나다’이다. 일본의 쿠온출판사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2015년부터 3년간 진행한 대담 프로젝트 ‘한일 차세대 문화인 대담―함께 나누고 생각을 나누다’를 엮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간했다.

첫 대화는 ‘여배우는 오늘도’란 작품으로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배우 문소리와 ‘아주 긴 변명’이란 작품을 만든 일본의 영화감독이자 소설가인 니시카와 미와가 나눴다. 두 사람은 동갑내기 영화인이자 여성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가벼운 수다에서부터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까지 편하게 전개된다.

이어 유머와 상상력으로 자신의 언어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 소설가 김중혁과 똥 그림으로 시작해 일본의 대표적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요리후지 분페이의 대담이 실렸다. 또 양국의 건축가 안기현과 고시마 유스케, 젊은 작가 정세랑과 아사이 료, 사진작가 기슬기와 일본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오카다 도시키 등의 대담이 뒤를 이었다.

이들의 대화는 경쾌하다. 각자의 작업 방식과 철학을 공유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물론 늘 좋은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때로 감추기보다는 자신을 드러낸다. 아픔과 약점도 솔직히 토로한다. 가려운 부분을 서로 긁어주고 힘을 내도록 격려도 한다. ‘긍정의 비판’이 가득한 대화에서 두 나라 문화인들의 젊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비행기로 두 시간이면 닿을 거리에 있지만 한없이 멀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 책은 두 나라 문화인들의 열린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 같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부디 계속해주세요#문소리#니시카와 미와#박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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