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제조업과 스타트업의 융합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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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30일 0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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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9일, 경기도가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에서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식을 열었다. 이날 개소식에는 경기도 이재율 행정1부지사, 시흥시 김윤식 시장, 조정식 국회의원,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희 의원을 비롯해 도의원과 시의원, 유관기관, 입주기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현판식 > (출처=IT동아)
<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현판식 > (출처=IT동아)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판교, 광교, 북부에 이어 네번째 오픈한 경기문화창조허브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이 문화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창업지원시설로, 아이디어 보유자와 기업 연결, 창업 자금 지원, 전문가 네트워크 지원 등 예비 창업자 및 스타트업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시흥시는 지난 2014년 경기도가 주최한 '제1회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에서 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 설립 구상을 밝혀 금상을 수상했으며, 당시 받은 특별조정교부금 82억 원과 시비 45억 원 등 총 127억 원을 투입해 센터를 건립했다.

< 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 전경 > (출처=IT동아)
< 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 전경 > (출처=IT동아)

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 운영은 2019년까지 경콘진이 맡으며,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를 비롯해 다양한 청년창업, 지역연고 기업 육성 등의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는 2019년까지 창업 150건, 일자리 창출 450개, 스타트업 지원 900건을 목표로 한다.

경기도가 바라보는 스타트업


현재 전세계는 스타트업을 주목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 등이 스타트업부터 시작해 전세계 IT 산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은 미국 상장 기업 중 상위 10개 기업 안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이 스타트업부터 시작해 국내를 대표하는 IT 기업으로 고공 성장 중이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경기도 역시 10여년 전부터 벤처 기업, 스타트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 경콘진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 2002년 경기도와 부천시가 협력해 설립했던 경기디지털아트하이브종합지원센터를 시작으로, 경기도 내 지역별 특정에 맞춰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는 체계적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지역별 (산업) 특성에 따라 부천과 판교, 광교, 의정부, 시흥 등 5개 클러스터로 나눴다. 이어서 부천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중심으로 로봇+금형+조명+콘텐츠 등 4대 특화산업과 콘텐츠 융합 생태계 구축을, 의정부는 디자인 중심의 제조와 콘텐츠 융합 산업을, 판교는 소프트웨어 융합과 게임 산업을, 광교는 VR/AR(게임, 교육, 관광, 기타 응용분야 등) 산업을 집중 지원했다.

실제로 경기도는 지난 2014년부터 권역별 특화 콘텐츠 창업육성을 위해 경기문화창조허브를 판교, 의정부, 광교에 차례로 설치했다. 현재까지 이용자 27만 3,415명, 창업 943건, 일자리 창출 2,567개를 비롯해 입주 및 졸업 스타트업 43개 사가 외부자금(VC, 펀드 등) 293억 원을 투자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부 경기창조문화허브, 제조업 기반 융복합 콘텐츠 육성한다

이번에 시흥에 오픈한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제조업 밀집지역인 시화·반월산업단지와 연계해 융복합콘텐츠 산업 분야에 집중, 지역 사회 부흥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경기도와 경콘진은 전통적인 제조업에 기술과 문화·콘텐츠적 요소를 접목, 새로운 분야의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 창업과 지원할 예정. 주조, 금형, 용접 등 다양한 제조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많은 지역 특성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입주 공간 > (출처=IT동아)
<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입주 공간 > (출처=IT동아)

우선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메이커스(Makers)' 창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메이커스는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획부터 제작까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1인 제조기업'을 뜻하는데, 다양한 메이커스를 육성해 창업으로 연결하고, 업종간 교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에 입주한 한 스타트업들의 모습 > (출처=IT동아)
<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에 입주한 한 스타트업들의 모습 > (출처=IT동아)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 5개층 가운데 총 4개층을 활용한다. 1층을 네트워킹과 전시를 위한 '다목적홀'로, 2층울 쇼룸과 세미나실을 갖춘 '코워킹/지원사무공간'으로, 4층을 '창업프로젝트 공간'과 '메이커스 협업공간으로, 5층을 '오픈스페이스 및 교육장'으로 꾸몄다. 현재 지난해 11월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한 13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 개소식 당일에도 교육 및 세미나 일정은 진행되고 있었다 > (출처=IT동아)
< 개소식 당일에도 교육 및 세미나 일정은 진행되고 있었다 > (출처=IT동아)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이런 시설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입주 공간 및 스마트오피스 운영 등 창업 공간 지원, 제조기술 혁신센터 운영(시제품 제작지원, 신기술 동향 및 정보 지원), 전문가 상담, 청년창업 대상 전문기기 지원, 펀드 매칭 지원, 플랫폼 관리, 마케팅 지원, 창업 파트너 네트워킹 지원, 지역전략 및 연고 창업육성 지원, 융합역량 창업 지원, 문화기술 세미나 등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판교, 광교,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와의 프로그램 교류 및 유기적 연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 더 많은 스타트업들로 채워져 나갈 공간이다 > (출처=IT동아)
< 더 많은 스타트업들로 채워져 나갈 공간이다 > (출처=IT동아)

제조업과 연계, 이제 행동이 필요할 때

이번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와 함께 경기도와 경콘진이 계획했던 5개 클러스터 준비는 마무리 과정을 밝고 있다. 부천 클러스터를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을 통해 변화하는 IT 기술과 트렌드에 따라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초기 목표도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아직 숙제는 남아 있다. 각 지역별 특성에 따라 구분한 클러스터를 바탕으로 조화로운 네트워크 구축을 완성 궤도에 올려야만 한다.

< 한 스타트업의 3D 프린터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출처=IT동아)
< 한 스타트업의 3D 프린터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출처=IT동아)

정답은 아니지만, 경기창조문화허브 중 가장 먼저 개설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예로 들어보자. 판교는 IT 업체, 특히 게임 관련 업체들이 많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 특색에 맞춰 스타트업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IT 기업과 연계도 가속화 단계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 입주한 스타트업 대표는 "이곳에 입주해 있는 것만으로도 찾아오는 손님, 입주 스타트업, 주변 IT 기업 등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만큼 지역내 허브로 역할을 다지는 중이다.

< 스타트업 입주공간을 연결하는 중앙 통로 계단 > (출처=IT동아)
< 스타트업 입주공간을 연결하는 중앙 통로 계단 > (출처=IT동아)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위치한 시화·반월산업단지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제조업 밀집지역이다. 그저 그런 산업단지가 아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제조업 밀집지역이다. 특히, 제조업은 다가오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변화 흐름에 가장 민감한 산업 분야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산업 등 새로운 기술이 기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융합해 새로운 사업과 산업을 생성한다. 이로 인해 생산, 유통, 금융 방식 등이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는 것.

하지만, 산업연구원이 최근 2년에 걸쳐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들의 4차산업혁명에 대한 대책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조사대상 기업들의 48%가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투자와 기술 개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응답했는데, 이는 2016년 보다 오히려 1% 높아진 수치다. 계획을 실천하는 '대비 착수 기업' 비중은 22%로 오히려 줄었다.

< 개소식은 많은 민관 업계의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 (출처=IT동아)
< 개소식은 많은 민관 업계의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 (출처=IT동아)

서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그래서 중요하다. 정체된 제조업과 참신한 아이디어의 스타트업이 만나 의외의 성과를 따낼 수 있지 않을까. 당장 눈앞의 큰 이익이 아니어도 좋겠다. 잔잔한 흐름을 움직이는 것은 아주 작은 돌이 만들어낸 파문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을 테니.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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