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한국영화 ‘빅3’ 해부…당신의 취향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18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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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비’. 사진제공|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영화 ‘강철비’. 사진제공|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기대작’이란 수식어를 얻을 자격이 충분한 영화들이다. 12월 ‘한국영화 빅3’가 저마다 매력적인 이야기로 관객을 찾아간다. 소재와 배우들의 연기, 연출은 물론 완성도면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다. 그래서 어느 한 편만 선택하기가 더 어렵다. 연말연시 느긋하게 세 편을 전부 보려는 관객이 아니라면 각각의 강점을 살펴 취향대로 고르는 과정은 필수다. 세 영화의 줄거리와 강점 그리고 어떤 취향의 관객에 어울릴지 소개한다.

■ ‘강철비’ (감독 양우석)


북한 쿠데타 시뮬레이션…소름돋는 현실 접근


● 어떤 이야기?…남한 정권 교체기, 북한에서 쿠데타가 일어나고 그 세력 제거 명령을 받은 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는 치명상을 입은 ‘북한 1호’와 남한으로 내려온다. 북한은 곧 선전포고를 하고,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는 한반도 핵전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엄철우와 움직인다.

● 볼만해?…남북한이 더 이상 반목하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이야기하는 작품. 한반도 핵전쟁 위기 때 미국과 일본,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미리 엿보는 시뮬레이션이 실감난다. 보고나면 곱씹어 생각할 게 더 많고, 두 번 보면 전율이 배가되는 영화. ‘슬픈 눈’의 정우성과 ‘소년 같은’ 엘리트 곽도원의 호흡은 최근 등장한 한국영화 ‘투톱’ 가운데 단연 최고다.

● 취향저격 포인트…영화와 현실을 연관짓길 즐겨하는 관객에겐 안성맞춤. 연일 불거지는 북한 핵문제와 미사일 이슈가 불러올 가까운 미래를 예측해보는 기회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 14일 개봉해 첫 주 흥행 1위에 올라 경쟁의 우위도 점했다. ‘빅3’ 가운데 가장 도전적인 메시지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만큼 ‘뻔하지 않은 결말’을 원한다면 고민 없이 선택하시길.

영화 ‘신과함께 - 죄와 벌’. 사진제공|리얼라이즈픽쳐스
영화 ‘신과함께 - 죄와 벌’. 사진제공|리얼라이즈픽쳐스

■ ‘신과함께 - 죄와 벌’ (감독 김용화·20일 개봉)

7개 지옥과 7번의 재판…저승 관광 어때?


● 어떤 이야기?…화재 현장에서 죽은 소방관 김자홍(차태현) 앞에 저승에서 온 차사 강림(하정우)과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이 나타난다. 저승법에 따라 김자홍은 7개의 지옥을 거치며 삼차사의 도움 속에 재판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자홍과 그 동생(김동욱)의 아픈 사연이 드러난다.

● 볼만해?…감히 상상할 수 없던 사후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주인공들이 거치는 7개의 지옥을 대형 스크린에서 감상하는 것 자체로 ‘저승 관광’의 스펙터클을 맛볼 수 있다. 권선징악이 실현되는 지옥을 하나씩 거치자니, 왠지 착하게 살아야 할 것만 같은 마음도 생긴다. 지옥 판타지 보러 갔다가 괜히 ‘효도하고 살자’고 다짐하게 만드는 영화.

● 취향저격 포인트…젊은 관객의 선호가 높은 판타지 장르이지만 정작 개봉하고 나면 중장년 관객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가까운 누군가를 먼저 하늘로 떠나보낸 이들이라면 영화에 더 몰입할 수밖에 없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는 겨울방학 가족영화로도 손색없다. 뭐가 됐든 극장을 나서면서 ‘교훈’ 하나씩은 안고 간다.

영화 ‘1987’. 사진제공|우정필름
영화 ‘1987’. 사진제공|우정필름

■ ‘1987’ (감독 장준환·27일 개봉)

대학생이 죽었다…가슴 뜨거웠던 6월항쟁


● 어떤 이야기?…1987년 1월14일 서울대생 박종철이 죽자 대공 수사처장(김윤석)은 은폐를 시도한다. 검사(하정우)와 기자(이희준), 교도관(유해진)과 재야인사(설경구)는 각자 위치에서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 움직인다. 그렇게 거세지는 대학가 시위대 앞에 연세대생 이한열(강동원)이 선다.

● 볼만해?…분명 극영화인데 흡사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기분. 10여명에 달하는 주요 인물 가운데 허구의 캐릭터는 87학번 신입생을 연기한 김태리가 유일하다. 마땅히 짚어야 할 역사를 부활시키겠다는 감독의 책임감마저 느껴지는, 1987년을 향한 헌사. 관객이 기대하는 이야기와 장면, 메시지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담아낸 ‘친절한’ 영화이기도 하다.

● 취향저격 포인트…1987년을 직접 겪으면서 가슴 뜨거워진 경험을 해본 관객이라면 공감백배. 그 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다. 이젠 중년이 된 80년대 학번들의 가슴을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게 할 수도 있다. 다만 꽃미남 배우 강동원이 고 이한열 열사를 연기하며 만들어낸 일부 허구의 이야기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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