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합심으로 이뤄낸 롯데의 6연패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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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0일 2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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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 스포츠동아DB
롯데 박세웅. 스포츠동아DB
희미한 불빛조차 보이지 않던 연패의 터널이었다.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자 고참들이 내세운 ‘삭발 투혼’마저 효과를 보지 못했다. ‘6월 위기설’이 불거질 만큼 침체일로에 빠졌던 팀. 반전은 선수들의 합심에서 시작됐다.

롯데가 ‘소년가장’ 박세웅(22)의 6이닝 4삼진 1실점(무자책) 호투와 오랜만에 짜임새를 보인 타선의 힘을 앞세워 6연패 사슬에서 벗어났다. 20일 수원 kt전에서 10-2 대승을 거두고 중위권 반등에 디딤돌을 놓았다.

악몽과 같은 한 주를 지우는 귀중한 승리였다. 롯데는 20일 경기에 앞서 13~18일까지 치른 KIA, 넥센과 6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두 외국인투수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대체선발들이 악전고투했지만, 2~3점차 승부에서 결국 고개를 숙였다. 여기에 16일 고척 롯데전에선 경기 전에 제출한 오더지와 실제 출전선수가 뒤바뀌는 소위 ‘오더 참사’까지 발생하며 팀 분위기는 날개 없이 추락하고 말았다. 5연패 직후인 18일엔 이대호와 최준석, 노경은, 손승락, 윤길현 등 주축 고참선수들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나타나 의지를 다졌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19일 하루 동안 마음을 정리하고 20일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롯데 조원우 감독은 마지막 보루이자 팀의 실질적 에이스인 박세웅에게 희망을 걸었다. 2015년 4월 kt에서 롯데로 이적한 뒤 친정팀을 상대로 11경기 4승무패 방어율 2.89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둔 만큼 이날에도 제몫을 다하리라는 기대감이었다. 중책을 맡은 박세웅은 매 이닝 안타를 허용하면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6회까지 7안타를 내줬지만, 삼진과 병살타를 고루 섞으며 kt 타선을 잠재웠다. 유일한 실점이었던 5회 1점 역시 우익수 손아섭의 실책이 포함돼 비자책으로 기록됐다. 6일을 쉬고 나온 터라 직구(최고구속 149㎞)에도 힘이 넘쳤다. 박세웅은 이날 승리로 8승(2패)을 거두고 다승싸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간 스물두 살 영건에게 무거운 짐을 맡겼던 선배 타자들도 이날만큼은 합심했다. 3회 상대선발 고영표를 상대로 타자일순하며 5점을 뺏어왔고, 6회엔 김문호의 좌월 2점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이어 7회엔 배우열을 상대로 4안타 3득점을 추가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주장이자 타선의 기둥인 이대호는 6월 첫 장타 포함 3안타 2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투타가 함께 분발한 롯데로선 의미 있는 승리이자 연패 탈출이었다.

롯데 김문호. 스포츠동아DB
롯데 김문호. 스포츠동아DB

수원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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