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는 貧者들의 벗”… 교황의 환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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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웅진 신부 등 바티칸 방문해 알현… 프란치스코 센터 머릿돌 강복 받아
로마 노숙인 50명 초대 식사봉사도

이달 7일(현지 시간) 로마 바티칸 대성당 앞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꽃동네 오웅진 신부(오른쪽)를 만나 ‘교황 프란치스코 센터’와 ‘추기경 정진석 센터’의 머릿돌에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주고 있다. 꽃동네 제공
이달 7일(현지 시간) 로마 바티칸 대성당 앞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꽃동네 오웅진 신부(오른쪽)를 만나 ‘교황 프란치스코 센터’와 ‘추기경 정진석 센터’의 머릿돌에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주고 있다. 꽃동네 제공
충북 음성에 있는 국내 최대 사회복지시설 ‘꽃동네’의 성직자와 봉사자들이 최근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신의 축복을 빌어주는 강복(降福)을 받아 화제다.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와 윤시몬 수녀 등 꽃동네 관계자들은 7일(현지 시간) 수요일마다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순례객들의 교황 알현시간에 단상에 초대돼 교황을 만났다. 특히 꽃동네 사람들은 이날 무게가 각각 12kg에 이르는 ‘교황 프란치스코 센터’와 ‘추기경 정진석 센터’의 머릿돌을 배낭에 메고 들고 가 강복을 받았다.

교황 프란치스코 센터는 2014년 교황의 방한 당시 꽃동네 방문을 기념해 강화도에 건축 중인 남북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의 집이다. 추기경 정진석 센터는 꽃동네 가족들과 길에서 죽은 무연고자들을 위한 묘원인 ‘꽃동네낙원’의 ‘봉안당’이다.

교황은 이날 “가난한 이들과 가까이 하는 꽃동네의 성직자와 수도자들을 이미 한국과 로마, 필리핀에서 세 번이나 만나 잘 알고 있다”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2014년 8월 한국의 꽃동네를 방문했던 교황은 이듬해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에도 꽃동네와 인연을 이어왔다. 2013년 태풍 ‘하이옌’이 강타해 폐허가 되다시피 한 필리핀 중부지역인 레이테섬 팔로시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복지시설을 건립했고, 꽃동네에 위탁 운영을 맡긴 것. 필리핀의 사회복지시설 프란치스코센터는 현재 꽃동네가 수도자들을 파견해 운영하고 있다.

앞서 1일에는 꽃동네의 성직자와 봉사자들은 로마의 노숙인 50여 명을 초대해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는 부채춤과 사물놀이가 공연되고, 식사 대접과 함께 신발을 노숙인들에게 선물했다. 오웅진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성령쇄신은 가난한 이들에게 가까이 가십시오, 가톨릭교회의 순례여정에 가난한 이들을 중심에 두라’고 하신 권고말씀에 따라 외국인들을 상대로 꽃동네가 그동안 해온 일과 영성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또한 3일에는 로마 대전차 경기장이었던 치르코마시모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가톨릭성령쇄신 50주년 전야제 기도행사에도 노숙인들은 첫 번째 줄에 앉도록 배려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꽃동네의 수도자와 청년봉사회원 등 총 30여 명이 참석했다.

로마에 유학 중인 꽃동네 수녀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으로 만든 로마 노숙인들을 위한 샤워장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봉사를 하고 있다. 윤시몬 수녀는 “행사에 참가한 로마의 노숙인들이 상처가 치유되는 체험을 했고, 노숙생활에서 가장 기쁘고 행복한 날이었다고 고백했다”고 전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꽃동네#프란치스코 교황#오웅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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