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아 “주인공 됐단 소리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립창극단 인턴 단원으로 주연 꿰찬 조유아

조유아 씨가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오케이!”를 외치는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그는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옹녀 역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조유아 씨가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오케이!”를 외치는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그는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옹녀 역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국립창극단에 들어온 지 8개월 된 인턴 단원이 주연을 꿰찼다. 연극 ‘야끼니쿠 드래곤’으로 유명한 재일교포 3세 연출가 정의신 씨가 2015년 처음 도전한 창극이었기에 더욱 화제가 됐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하녀 그루셰 역을 맡은 조유아 씨(30)다. 그는 지난해 정단원이 됐다.

다음 달 3일 막이 오르는 이 공연에서 다시 그루셰를 연기하는 조 씨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25일 만났다. 전남 진도군이 고향인 그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극중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부 아내 역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주인공은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배역 공지를 보고 너무 놀라서 아침에 자다가 벌떡 일어났어요. 걱정이 많이 됐는데, 첫 공연 때는 이상하게 담담하더라고요. 무대에 저 혼자 있는 것 같았어요.”

‘코카서스…’는 독일의 유명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동명 희곡을 각색한 창극. 낳은 정과 기른 정을 둘러싼 갈등을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전쟁이 나자 아들을 버리고 달아난 영주 부인 나텔라(김미진)와 그 아이를 키운 그루셰가 서로 자신이 엄마라고 주장하며 재판을 벌인다. 정 연출가는 조 씨에 대해 “그루셰처럼 시골 소녀 같다”고 말했다. 초연 당시 표가 매진됐고, 추가 공연을 할 정도로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매일 링거를 맞으며 무대에 섰어요. 힘들었지만 끝내기 아쉬웠는데, 추가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곧바로 ‘네, 할게요!’라고 답했어요.”

미혼인 그는 아이 엄마의 심정을 느껴보기 위해 아기 인형을 집에 가져가 어르고 달래며 이야기를 나눴다. 배고픈 아이에게 빈 젖을 물리는 장면을 위해 아이가 있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할머니, 아버지가 모두 소리꾼인 조 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연히 아버지 친구를 따라 판소리 학원에 갔다가 소리에 빠져들었다.

“소리가 너무 재미있어요. 한데 어머니가 초연을 보시고는 ‘연기가 어색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번엔 농익은 그루셰를 보여드릴게요. 관객들에게 ‘연기자인데 소리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거든요.” 6월 3∼10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7만 원. 02-2280-4114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국립창극단#조유아#야끼니쿠 드래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