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초콜릿에 넣을 유산균, 김치에서 찾았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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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산균 과자 ‘요하이’ 인기… 김치-막걸리 유산균전문가가 개발
“해외선 상품화된지 오래… 사탕-주스로도 만들 것”


롯데제과가 지난해 6월 출시한 유산균 과자 ‘요하이’와 초콜릿 ‘유산균 쇼콜라’의 합산 매출이 최근 월평균 10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식품 대기업이 출시한 첫 유산균 과자인 이들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향후 유제품을 넘어선 유산균 과자 시장에 대한 제과 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요하이 제품의 패키지당 유산균은 2억 마리다. 평균적인 발효유 수준(10억 마리)에는 못 미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장하는 하루 섭취량(1억∼100억 마리) 범주에 든다. 초콜릿이나 과자 형태로 섭취했을 때 위를 통과하면서도 보호를 받으므로 궁극적인 유산균 흡수 비율은 더 높다는 게 롯데제과 측 설명이다.

유산균 과자의 첫 단추는 상온에서 오래 버티는 유산균을 찾는 것이었다. 발효유처럼 냉장 상태가 아니더라도 최대한 살아 있을 수 있는 균을 찾아야 했다.

유산균 과자 개발의 주역인 양시영 수석연구원(49·사진)은 “과자를 만들려면 최소량이라도 열을 가할 수밖에 없다. 공기와 열, 산성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유산균을 김치에서 찾아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100여 명의 연구원이 전국의 전통시장을 돌며 소규모로 직접 담근 450종의 김치를 연구했다. 여름엔 차 뒤에 싣고 있던 김치가 터지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렇게 분리해낸 균들 중에 가장 생존력이 강한 종을 골라냈다.

상온 상태에서 유산균이 ‘박제’돼 있도록 크림과 카카오 메스로 싸는 기술도 중요했다. 양 연구원은 “미생물은 조건을 맞춰주면 오랜 시간 비활동 상태로 생존해 있을 수 있다. 양초에 벌레가 박제되듯 카카오와 크림의 기름 성분 안에 유산균을 가둬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처음 유산균 과자 제품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 일본과 미주 지역에선 이미 다양한 형태의 유산균 간식들이 나와 있었다. 일본에선 유산균 초콜릿이 출시 연도의 식품 부문 히트 상품 1위로 꼽히기도 했다.

향후 국내 유산균 시장의 저변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 박사는 “캔디와 주스, 민트 형태 등 다양한 제품들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발효유가 넘지 못했던 냉장 보관 필요성과 유통기한 등의 한계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롯데제과#유산균#과자#요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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