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없으면 잇몸” 두산 마운드가 버티는 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30일 05시 30분


두산 함덕주-박치국-이용찬-이현승(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두산 함덕주-박치국-이용찬-이현승(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두산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4월 한때 7위로 내려앉았던 침체일로에서 벗어나 어느새 3위로 올라섰다. 이달 10일부터 내달린 4연승에 이어 6연승을 추가했고, 26~28일 주말 3연전에서 kt를 상대로 다시 2연승을 거두고 거침없는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 공포의 9연전 버텨낸 잇몸 전략

‘중위권’ 두산으로선 16일부터 시작된 9연전이 분수령과도 같았다. 선두권을 형성하는 NC와 KIA, LG를 잇달아 만나는 일정이 기다렸다. 전망도 밝지 못했다. 마운드 싸움에서 세 팀에 모두 밀릴 일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부상으로 빠지면서 초짜선발인 함덕주가 4선발을 맡게 됐고, 5선발 역시 마땅한 대체재를 정하지 못한 상황. 그러나 두산 마운드는 ‘이가 없다면 잇몸으로 버틴다’는 전략으로 난국을 헤쳐 나갔다.

우선 함덕주와 박치국이라는 두 개의 유치(乳齒)가 든든하게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올해 처음으로 선발로 전향한 함덕주는 고비마다 호투를 펼치며 팀 상승세에 지렛대 몫을 해내고 있다. 승리는 단 2개뿐이지만 4선발 몫은 100% 이상으로 소화 중이다. ‘복덩이’ 박치국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신인인 박치국은 선배들을 제치고 5선발 기회를 얻었다. 데뷔 첫 선발등판이었던 19일 광주 KIA전에서 4이닝 6안타 5실점을 기록한 뒤 25일 잠실 LG전에서 4.1이닝 6안타 4실점을 올렸다. 성적표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두 경기 모두 팀이 막판 대역전극으로 승리를 거둬 단숨에 복덩이가 됐다.

불펜에서도 잇몸 전략은 성공적이다. 정재훈의 부상과 윤명준~허준혁의 군 입대로 약체로 평가됐던 두산 불펜진. 그러나 이용찬과 이현승이라는 더블 스토퍼가 건재한데다 베테랑 김승회와 김성배가 연결고리를 착실히 맡아주면서 물음표는 느낌표로 변했다. 최근엔 신예 이영하까지 1군에 올라와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5.08(5위)이었던 두산의 구원방어율 역시 3.96(3위)으로 대폭 내려앉았다.

공백을 메우려는 협심 덕분일까. 두산은 공포의 9연전에서 6승2패(우천취소 1경기)를 거두고 상위권 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제 선두권 진입도 눈앞이다. 2위 NC와는 어느새 2게임차로 좁혀진 상태. 마운드가 버티는 동안 침체된 타선도 살아난 두산의 상승세가 선두 판도를 뒤흔들 태세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