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Zeze 논란’ 딛고 여유와 자신감 찾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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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4집 ‘Pallette’

20대 초반의 나이에 돈, 명예, 싱어송라이터와 프로듀서로서의 능력까지 다 쥔 여성 가수는 가요사에서 드물었다.

아이유(본명 이지은·24)의 4집 ‘Pallette’(21일 발매·로엔엔터테인먼트)는 보기 드문 여정에 있는 이의 흥미로운 신작이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자기 나이, 젊은 여성으로서의 이야기 등 그간 아이유가 자아를 드러내려 한 일련의 노력들이 이번 앨범 하나로 집약돼 나온 듯하다”고 해석한다.

2008년, 10대 중반에 데뷔한 아이유는 근 10년을 대중의 조명 아래서 자랐다. 2010년 ‘좋은 날’로 스타덤에 올랐고 2011년 2집 ‘Last Fantasy’에 윤상, 윤종신, 이적, 김현철, 커린 베일리 레이까지 국내외 유명 작곡가와 자신의 곡을 실어 또래 가수들을 멀찍이 따돌렸다. 2015년 미니앨범 ‘CHAT-SHIRE’에선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전작에서 ‘Zeze’의 소아성애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신작엔 조심이나 조바심보다 여유와 자신감이 도드라진다. 김이나 작사가, 이민수 작곡가, 황수아 뮤직비디오 감독 등 3집까지 아이유 음악과 이미지의 대중성을 주로 설계한 라인을 벗어났다. ‘좋은 날’ ‘너랑 나’ ‘분홍신’ ‘스물셋’에 비해 훅(hook·대중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는 인상적인 부분)이 약한 ‘Pallette’ ‘이름에게’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김윤하 평론가는 “지금껏 짜여진 대중성의 틀 안에서 자기 역할을 프로페셔널하게 소화했다면, 이번엔 풀어 놓고 자신을 흐르도록 둔 느낌이 강하다. 훅이 약해도 보컬리스트로서 출중한 해석력만으로도 대중에 어필할 수 있는 가수”라고 했다. 정규앨범 중 처음으로 타이틀 곡(‘Pallette’) 작곡에 본인의 이름만을 올렸다.

이대화 평론가는 “음반 표지에 폴라로이드 사진을 제시하는 등 자신을 보여주는 데 있어 투명도를 높였다. ‘Zeze’ 논란 이후 위축되지 않고 이지은을 보여주려 했다”고 했다.

작곡가 진용이 흥미롭다. 영화 ‘괴물’ ‘마더’의 음악가이자 양희은에게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한영애에게 ‘불어오라 바람아’를 선사한 이병우, 재즈그룹 ‘엔이큐’ 멤버이자 정미조의 복귀작 등에서 고급스러운 편곡과 연주를 보여준 손성제가 가장 눈에 띈다. 인디와 주류의 감성을 동시에 가진 선우정아와 윤석철도 참여했다. 이대화 평론가는 “다양한 세대와 그 감성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을 솔직히 보여주면서도 대중과 적당히 거리를 두는 뉘앙스 조절을 잘 해냈다”고 평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아이유#pall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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