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철렁했던 FIFA의 이란 본선 진출 오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2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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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축구 대표팀.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이란 축구 대표팀.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월드컵에 한걸음 더…” 뒤늦게 수정
자존심 구긴 한국, 카타르원정 이겨야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 일정을 앞두고 멋쩍은 실수를 범했다. A조의 이란이 지구촌에서 가장 먼저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다는 프리뷰 리포트를 공식 홈페이지에 띄운 것이다. 28일(한국시간) 이란이 중국을 이길 경우를 가정해 한국-시리아전, 우즈베키스탄-카타르전이 무승부로 끝나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쥔다는 요지였다. 물론 이는 잘못된 계산이다. 한국과 우즈벡이 비기고, 이란이 이겨도 1위 이란과 3위 우즈벡의 격차는 승점 7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란은 한국, 우즈벡과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어 7차전을 마치고 이란의 본선행이 확정되는 시나리오는 애당초 불가능했다.

뒤늦게 오류를 발견한 FIFA는 리포트 일부를 수정했다. 제목도 ‘월드컵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뉘앙스로 바꿨다. 심지어 FIFA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전달할 ‘가장 먼저 월드컵 본선에 오른 이란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단순한 해프닝이지만, 한국으로선 달가울 수 없다. 이란의 월드컵 본선 진출 조기 확정은 우리에게 썩 좋은 시나리오가 아니다. 이란이 월드컵 본선에 대비해 베스트 전력이 아닌 실험적 성향의 선수단을 구성해 최종예선 잔여일정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방지하려면 마지막까지 이란을 추격해야 한다.

6월 13일 도하에서 열릴 카타르 원정이 한국의 다음 경기다. 한국은 아직 최종예선 원정에서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1무2패). 아예 득점도 없었다. 앞으로 남은 3경기 중 2경기가 원정이다. 산 넘어 산이다. 조금이나마 여유를 얻으려면, 또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려면 이유를 불문하고 카타르를 넘어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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