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슈틸리케호, 한숨만

축구국가대표팀 홍정호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시리아와의 홈경기 전반 4분 선제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한국은 이 골을 지켜 1-0으로 이겼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아쉬웠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홍정호 시리아전 전반 4분 결승골, 나머지 86분 헛심…전략 전술 모두 실종 ‘답답’

단조로운 공격패턴·잦은 패스미스 여전
구멍뚫린 수비… 수차례 실점위기 맞아
한국 4승1무2패 승점13점 조 2위 지켜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축구가 가까스로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내용은 영 마뜩치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 체제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는 한국은 4승1무2패(승점 13)로 2위를 지켰고, 시리아는 2승2무3패(승점 8)를 기록했다. 한국은 6월 13일 카타르 원정으로 최종예선 8차전을 치른다.

시작은 산뜻했다. 전반 4분 만에 홍정호(장쑤 쑤닝)가 기분 좋은 선제골을 뽑았다. 손흥민(토트넘)의 오른쪽 코너킥 이후 문전혼전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했던 중앙수비수 홍정호가 골에어리어 정면에서 왼발 슛으로 시리아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이후 플레이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원톱으로 선발출장한 황희찬(잘츠부르크)은 부지런히 상대 진영을 휘저었지만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30분 시리아 알 시블리 알라에게 결정적 찬스를 허용하는 등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23일 중국과의 원정 6차전과 달리 좀더 공격적인 4-1-4-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줬지만, 돌파구가 되진 못했다.


후반 초반은 더 답답했다. 동점골을 뽑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든 시리아에 흐름을 내주며 끌려갔다. 후반 8분 고명진(알 라이안)을 빼고 한국영(알 가라파)을 투입해 다시 4-2-3-1 포메이션으로 돌아간 대표팀은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수비부담이 줄면서 공격에 활기를 띄기도 했지만, 고대했던 추가골을 뽑진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7분 황희찬 대신 이정협(부산 아이파크), 후반 40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대신 황의조(성남FC)를 투입했으나 이마저도 별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종료 직전 시리아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자칫하면 안방에서 비길 뻔했다.

중국 원정에서 0-1의 충격적 패배를 당하며 경질론이 불거진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카타르전(원정)∼이란전(홈)∼우즈벡전(원정)으로 이어질 최종예선 잔여 3경기가 지금까지보다 더 험난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 걱정스러운 ‘슈틸리케호’다.

상암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