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청각장애인 노유리 씨의 신작영화 체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5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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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각장애인 노유리 씨의
신작영화 체험기!

호주의 '배리어프리'영화 현황 르포



#.2
"이제는 누군가 '취미가 뭐예요?'라고 물으면
'영화 관람이요'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노유리 씨(19·한국 복지대 1학년)



#.3
세 살 때 열병으로 청력을 잃은 유리 씨.
그간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인 신작
영화를 즐기기 어려웠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4
한국 영화는 개봉 이후 아무리 빨라도
1, 2주가 지나야 자막이 달린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나마도 영화관 수가 극히 적다.



#.5
하지만 호주는 상황이 다르다고 들었다
8월 18일 오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시드니 브로드웨이 쇼핑센터.

유리 씨는 이곳 '호이츠(Hoyts) 시네마'에서
당시 따끈따끈한 신작이었던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감상했다.



#.6
개인용 자막장치 캡티뷰(Captiview)를 받아
좌석에 달린 컵 받침대에 꽂고
눈높이에 맞게 길이를 조절했다.

그리고 캡티뷰 채널을 해당 상영관인 5관으로
맞췄다.



#.7
영화가 시작되자 캡티뷰 화면에
자막이 나왔다.

스크린에 한 명 이상이 등장할 때는
‘-’ 또는 ‘Man’로 구분하거나 주인공 이름을 표기했고 등장인물이 웃을 때는 ‘(laughing)’이라고 나왔다.



#.8
같은 방식으로 19일, 스릴러물 영화
‘The Shallows(한국 개봉명, 언더 워터)’를 관람했다.

‘신음 소리를 내다(groan)’등 등장인물의
감정을 설명하는 표현이 나왔다.
음악이 나올 때는 ‘♪ ♪’가 표시됐다.

자막 화면은 가리개가 감싸고 있어
빛이 새어 나오지 않았다.
옆에 앉은 관객에게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9
굳이 호주까지 가서 영화를 본 건
이곳 장애인들은 어떻게 영화를 보는지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보기 위해서였다.

*유리 씨의 이번 방문은 신한금융그룹이 지원하는 한국 장애인재활협회의 장애청년드림팀 연수 활동의 일환이었습니다.



#.10
호주 정부는 2010년 말 24곳에 불과하던
자막 · 화면해설 영화를 제공하는 상영관을
2014년 말 242곳으로 늘렸다.

반면 보건복지부의 2014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각장애인 83.3%가
1년에 영화를 한 편도 보지 못한다.
시각장애인(81.7%도 비슷하다.



#.11
한국에서도 *배리어프리 영화가 있지만
모두 개방형으로 제작되어
비장애인들은 이것이 몰입에 방해된다고 불편해한다.

또한 영화관들도 관람객이 적어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상영을 꺼리고 있다.

*배리어프리 : 장벽이 없는 영화라는 뜻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해
기존 영화에 화면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화면해설과
대사와 음악 소리 정보 등을 알려주는 자막을 넣는다.



#.12
국내에서도 2000년 제 1회
장애인영화제를 시작으로 CGV, 메가박스 등이
각각 ‘장애인 영화 관람데이’ ‘공감데이’등을 만들어

시각 · 청각장애인들도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게 많다.



#.13
“제작단계에서 만들면 1000만 원 정도면 되는데,
이미 다 만들어진 영화에 영진위가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작하려면 2000~2500만 원이 든다.

몇 개관 이상에서 개봉되는 영화에
자막과 화면해설 제작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검토해야 한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



#.14
보건복지부의 2014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시각·청각장애인 수는 각각 27만 8173명과
28만 1984명(2014년 추정치).

이들 중에는 유리 씨처럼 영화를 즐기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사람들이 대다수였을 것이다.



#.15
"대사는 들을 수 없어도
진동이라도 느끼고 싶어요.
확실히 다르거든요. 또 한 가지 제일 중요한 점은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거죠"

원본/최예나 기자
기획·제작/김재형 기자·장대진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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