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김과장①] 김과장 VS 오과장, 어떤 상사와 일하고 싶나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4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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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동아 직원들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떤 상사와 일하고 싶습니까?

직장인들은 눈이 가렵고 숨이 턱 막히는 현상을 ‘일레르기’라고 한다. 미친 듯 일했는데 시계를 보면 고작 오후 2시, 겨우 월요일이라며 한숨을 내쉰다. ‘월급도둑’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더욱이 잘 해야 한다. 이 같은 현실의 압박은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의 김성룡 과장을 보며 잊는다. 실현 가능한 공감이 아닌 대리만족만으로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2014년 케이블채널 tvN ‘미생’ 속 오과장에서 위로받았다면 이제는 ‘김과장’의 ‘사이다’ 같은 대사로 통쾌함을 얻는다.

오과장, 업무능력 탁월…사람냄새 물씬
카리스마 리더십 으뜸…저질 체력 아쉬움
김과장, 불합리에 맞서 총대 메는 스타일
비현실적 사이다 캐릭터…일처리는 불안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웹툰 ‘그림왕 양치기’의 한 장면이다. 상사는 부하에게 삿대질을 하며 “왜? 뭐? 불만 있어?”라고 다그친다. 부하는 머리를 조아리며 “(당연히 많지만 말할 수)없습니다”고 답한다. 물론 괄호 안의 말은 입 밖으로 절대 새어나올 수 없고, 나와서도 안 된다. 그래도 억울함은 잦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작심했다. 스포츠동아 편집국 기자들이 ‘상사’를 평가했다. 대상은 김과장과 오과장이다. 글을 읽는 세상의 모든 상사들은 아마도 내심 찔릴 것이다. 알아두시길 바란다. 부하직원들은 이런 상사와 일하고 싶다는 걸. 아! 신문사의 실제 선배와 상사를 평가할 걸 그랬나?!

● “오과장, 최고의 리더십”

총점에서는 0.5점으로 간발의 차이지만 업무 수행 능력 항목에서 3.1점이나 김과장보다 앞섰다. 영업직답게 매일 술로 거래처를 접대하며 속을 게워낸 보람이 있다. 아내가 매일 바가지를 긁지만 후배들은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냈다.

요즘 시대에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정통파다. 지름길을 찾거나 꼼수를 부리지 않는다. 원리원칙만 추구해 때론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안정감을 준다. 주변에 사람도 많다. 때로 말로써 후배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곱씹으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다른 부서원으로부터 괄시받는 후배도 보듬어준다. 홍재현 기자는 “사람 경영을 잘하는 이 시대의 리더”라고, 이해리 기자는 “카리스마 리더십의 최고봉”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경호 기자는 “최고의 상사”라고 한 마디로 정리했다. 오과장은 오늘도 후배들과 숙취해소 음료로 건배하며 전투력을 불사른다. 만취해 길바닥에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맡은 업무를 완수하고서야 쇳덩이 같은 몸을 이끌고 귀가한다. 그래서일까. 체력 평가에서 2.4점(5점 만점)을 받은 건 가장 안타깝다.

● “김과장, 내 편일 때 좋은 상사”

그냥 보고 있으면 유쾌, 상쾌, 통쾌하다. 하지만 일처리 방식은 위험요소가 다분해 불안하기만 하다. 동네 ‘양아치’가 대기업에 입사한 과정 자체가 미스터리이다. 회사의 부정부패를 나름 뜯어고치겠다고 나서지만 방법은 정당하지 않아 주변에는 항상 적이 있다. 주영로 기자는 “정의라고도 설명할 수 있겠지만, 동료로서는 함께 일하기 힘든 상사”라고 지적했다. 업무 수행 능력 항목에서 과정과 절차 부분이 7.6점(10점 만점)으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함께 있으면 웃음이 끊이지 않는 존재이다. 부당한 이유로 제2대기실 발령을 받고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지시에 아예 안마의자를 가져다놓는 돌발행동은 상사 입장에서 어이없지만 후배들은 속 시원하다.

불합리하다고 여기지만 아무도 나서지 못할 때 누군가가 총대 메주길 바라지 않나. 이 역할을 김과장이 도맡기에 이정연 기자는 “지옥 같은 직장생활의 한줄기 희망”이라며 현실에서도 이뤄지길 바랐다. 이수진 기자는 “비현실적인 캐릭터이지만 매회 사이다 샤워를 해주는 아이콘”이라며 웃었다.

김과장은 ‘말발’과 눈물 연기로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되돌리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 그리고 오과장보다 젊고, 패션감각이 뛰어난 영향으로 발전 가능성 항목에서 만점에 가장 가까운 27.4점(30점)을 평가받았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 설문 대상자(가나다 순)

김원겸(엔터테인먼트부) 김진환(사진부) 신하늬(뉴미디어전략팀) 이경호(스포츠 2부) 이성춘(상무) 이수진(뉴미디어전략팀) 이정연(엔터테인먼트부) 이해리(엔터테인먼트부) 주영로(스포츠 1부) 홍재현(스포츠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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