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폭행 등 19시간 조사…경찰 “확인할 것 많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18일 06시 57분


코멘트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진제공|JTBC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진제공|JTBC
손 대표 “증거 제출…사실 밝혀질 것”
특수통 출신 10명 호화 변호인단 꾸려


프리랜서 기자 폭행과 업무상 배임 등 의혹을 받고 있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63)가 16일 경찰에 출석해 19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4일 프리랜서 기자 김 모 씨(49)에 대한 폭행 의혹이 불거진 지 23일 만이다. 손 대표는 당초 17일 오전 출석하려던 일정을 당겨 이날 경찰에 나왔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김 씨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어서 사건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손 대표 “차분하게 질문하시라” 여유

손석희 대표는 이날 오전 7시40분경 검은색 재킷과 패딩 차림에 회색 목도리를 두르고 서울 마포경찰서에 출석했다. 이후 다음 날인 17일 오전 2시47분경까지 장시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손 대표는 이날 ▲ 김 씨에 대한 공갈 미수·협박 혐의로 고소한 고소인 ▲ 김 씨로부터 폭행·협박·명예훼손 등 혐의로 맞고소당한 피고소인 ▲ 업무상 배임 혐의로 보수단체로부터 고발당한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병합하면서 확인할 사항이 많아 조사가 장시간 이어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가 김 씨를 폭행 및 협박했다는 의혹과 김 씨로부터 협박 받았다는 주장의 근거, 손 대표가 용역사업을 제안했다는 김 씨 주장의 사실 여부 등 이번 사건의 쟁점과 관련한 구체적인 조사를 벌였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손 대표는 “폭행과 배임 등 모든 혐의를 부인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실은 곧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지친 표정으로 입을 연 그는 “증거 자료도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질문을 더듬는 기자에게는 “차분하게 하시라”며 여유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이후 추가 조사 여부 및 중점 소명 부분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준비된 차량을 타고 경찰서를 떠났다. 이 과정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이 손 대표를 향해 “대답을 해야지”라며 욕설을 하거나 그의 차를 가로막기도 했다.

● 핵심 쟁점

손 대표는 우선 김 씨를 폭행 및 협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지난달 10일 밤 11시5분경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주점에서 손 대표가 자신을 폭행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자신이 2017년 4월16일 경기 과천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일어난 손 대표 차량과 견인차량의 접촉사고, 당시 젊은 여성 동승 여부 등을 취재하려 하자 손 대표가 JTBC 작가직 채용을 제안하는 등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거절하자 손 대표가 폭행했다고 밝혔다. 증거로 전치 3주 진단서와 “아팠다면 폭행이고 사과한다”는 손 대표의 발언이 담긴 음성파일 등을 경찰에 냈다.

이에 손 대표는 “김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했다”고 반박했다. 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정신 차리라’며 손으로 톡톡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맞섰다. 이어 김 씨를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자 김씨는 이달 8일 폭행치상·협박·명예훼손 혐의로 손 대표를 맞고소했다.

손 대표는 이와 함께 배임 및 배임미수 혐의로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로부터 고발당했다. 장 대표는 김 씨가 지난달 27일 “손 대표가 폭행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2년간 월수입 1000만 원을 보장하는 용역 계약을 제안했다”는 주장을 내놓자 이를 확인해 달라며 손 대표를 고발했다. 장 대표는 13일 고발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손 대표는 경찰 출석에 앞서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어떠한 합의나 선처도 없다”는 뜻을 밝혔다.

● 대규모 변호인단 선임

손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검찰 ‘특수통’ 출신 변호사 등으로 10명의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려 주목 받았다. 폭행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달 말 경찰대 출신 김선국 변호사와 부산지검 특수부장을 지낸 최세훈 변호사 등 3명을 선임했다. 이어 보수단체로부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뒤 지난달 30일 7명을 추가로 내세웠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창원 및 대전지검 특수부장을 거쳐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변호했던 홍기채 변호사, 대검 중수부 출신 김선규 변호사 등 ‘특수통’ 출신을 내세웠다.

김선국, 최세훈 변호사는 16일 손 대표와 함께 경찰에 나와 조사 과정을 지켜봤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