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형 이어 윗보기용 로봇… 현대차, 로보틱스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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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의자형 로봇’ 북미 공장 도입… 연말에 ‘윗보기용’도 시범 적용
전담 ‘로보틱스팀’ 신설 협업 확대… 보행 돕는 ‘의료용’도 상용화 준비

현대자동차 직원이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인 ‘의자형 착용 로봇(H-CEX)’을 착용하고 작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직원이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인 ‘의자형 착용 로봇(H-CEX)’을 착용하고 작업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산업용 웨어러블(wearable·입을 수 있는) 로봇 개발 등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 영역인 로봇기술(로보틱스) 신사업 분야 개척을 본격화한다. 미래 모빌리티와 로봇기술을 결합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현대·기아자동차 북미 공장에 독자 개발한 ‘의자형 착용로봇(H-CEX)’을 시범 적용한 데 이어 올 연말에는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H-VEX)’까지 시범 적용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웨어러블 로봇인 의자형 착용로봇은 산업현장 작업자의 앉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무릎관절 보조 시스템이다. 이 로봇을 사용하면 허리 및 하반신 근육의 활성도가 80%가량 줄어들어 작업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또 1.6kg의 경량형 모델이지만 150kg의 체중까지 지탱하는 내구성을 자랑한다.

개발 중인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은 몸을 뒤로 젖힌 채 팔을 들고 일해야 하는 작업자를 돕는 시스템이다. 이 로봇을 착용하고 팔을 올리면 최대 60kg가량의 힘을 더해 줘 작업 효율성에 효과가 크다. 이 로봇은 올 연말 현대·기아차 북미 공장에 시범 적용한다.

보행이 불편한 고령자, 하반신 마비 환자가 걷도록 ‘의료용 착용로봇(H-MEX)’도 개발된 상태다. 의료기기로 상용화하기 위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준비 중이다. 허리와 다리에 착용해 근력을 증강시키는 웨어러블 로봇인 ‘휴마(HUMA)’도 있다.

전기차가 충전기 앞에 서면 사람의 팔과 비슷한 로봇이 나와 충전을 하는 ‘전기차 충전 머니퓰레이터’도 2020년까지 프로토타입을 선보인다. 현대차는 사용자 편의를 증진시켜 주는 다양한 로봇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가 로봇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은 로봇기술 분야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일환인 데다 시장 전망이 밝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BIS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2016년 9600만 달러(약 1077억 원)에서 2026년 46억5000만 달러(약 5조2150억 원)로 50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올해 초 로봇·인공지능(AI) 분야를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 중 하나로 선정한 데 이어 그룹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로봇 분야를 전담하는 로보틱스팀을 신설해 관련 부문 간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 로봇·AI 기술을 보유한 유망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달 10일 현대차는 미국 AI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에 전략 투자를 단행했다. 비전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 분야에서 중국 최고로 꼽히는 스타트업 ‘딥글린트’와도 협업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SK텔레콤,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총 4500만 달러(약 507억9150만 원) 규모의 ‘AI 얼라이언스 펀드’를 조성해 인공지능 등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통해 쌓은 방대한 양의 기술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현대자동차#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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