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인간과 기술에 대한 신뢰’로 성장… 고압기술 시장 주도 外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이림전자

이림전자 회사 전경.
이림전자 회사 전경.

충남 천안지역에 위치한 ㈜이림전자는 고전압트랜스와 자동차 엔진용 부품을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글로벌 복사인쇄업체인 제록스 복사기의 핵심부품인 ‘고전압트랜스’를 주력으로 생산하면서서 창업 초기 기반을 다졌다. 이후 2012년에 고전압트랜스 원천기술을 응용한 자동용 클러스터 이오나이저를 개발하고 두원공조에 납품하면서 자동차 부품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기존 고압 관련 기술의 강점을 활용해 점화코일 자동차 부품을 개발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후 미국의 대형 자동차 부품사 중 하나인 보그워너를 통해 이란 시장에 점화코일을 공급하면서 회사는 빠른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이림전자는 이란에 현재 자동차용 점화코일의 OE 시장(이란기아자동차)과 애프터마켓 시장을 공략하면서 올해 상반기 이란 자동차용 점화코일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는 빅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도 회사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자동차용 점화코일의 지속적인 모델 확장과 아울러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력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애프터마켓 시장의 개척과 개도국을 상대로 하는 CKD 방식의 수출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 외에도 2, 3개국에 자동차용 점화코일의 CKD 사업 진출을 협의 중이다. 고압기술의 노하우를 가지고 현재 미용 및 의료기기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고압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림전자는 기본과 사훈에 충실하게 경영을 이어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장과 확장이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회사의 영문명인 ‘ELIM’은 능률(Efficiency), 일류(Leading), 혁신(Innovation), 도덕(Morality)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회사의 사훈이기도 하다. 이림전자의 정재덕 대표는 “인간과 기술에 대한 신뢰가 회사의 성장 원동력”이라며 “회사의 지향점을 드러내는 사명의 의미가 각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을 통해서 회사의 능률을 높여 일류로 도약하면서도 회사의 근간인 도덕적인 가치는 지속적으로 지켜가겠다고 다짐해왔다.

점화코일.
점화코일.


특히 그가 신뢰라는 가치를 유독 강조하는 이유는 사업 초창기 어려운 시절을 함께한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2003년 이 일을 정 대표와 직원 10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모두 함께 일하고 있다. 사업 초기 위기가 찾아와 직원들 월급 주기도 어려울 때 공장 문을 닫는 것을 고민했지만 그때 오히려 직원들이 ‘고생스러워도 함께 가자고 말했다. 정 대표가 용기를 얻은 순간이었다. 그는 평소 직원들과 비전이나 가치를 공유해 온 덕분에 신뢰가 쌓였다고 말했다. 창업 초창기를 지나 추가로 입사한 60여 명의 직원 대부분이 이직 없이 장기근속 중이다. 정 대표는 직원들에게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정 대표는 “중소기업이 50인 이상 정규직 고용 시 보건, 위생, 안전 관리자를 두어야 하는 규정은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는 법안”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되도록 정규직 고용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기술과 신뢰를 최상의 가치삼아 과감한 도전”
-정재덕 대표 인터뷰

㈜이림전자 정재덕 대표
㈜이림전자 정재덕 대표


이림전자의 정재덕 대표는 신사업인 자동차용 점화코일과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개발을 진두지휘하면서 오늘날 회사의 발전을 이끌었다. 다음은 정 대표와의 일문일답.
―회사의 성장 비결은 무엇인가?

제록스를 통해 연간 20억 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었지만 한계를 느꼈다. 회사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하려면 도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기존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아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전자사업을 벗어나서 원천기술과 융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고, 그 결과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신사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

충청권기업성장지원센터와 공단의 미니클러스터 모임에서 알게 된 정보들이 큰 도움이 됐다. 충남테크노파크나 산업단지공단을 찾아 교육도 받고 다른 기업인들과 교류를 가졌는데, 이때 지인을 통해서 새로운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다. 절박한 심정으로 발품을 팔았더니 희망이 찾아온 것으로 생각한다.

―자동차 부품 분야는 경험이 전무했을 텐데 어려움은 없었나?

점화코일은 가솔린 차량 엔진룸에 들어가는 점화장치로 2만5000∼3만V 수준 고압의 전기불꽃을 순간적으로 발생시켜 엔진의 출력을 내는 핵심부품인데, 기존에 생산하던 제품과 공통적으로 고압 관련 기술이 활용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도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고압기술과 관련한 기술력은 우리도 충분히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를 통해서 이를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항상 기술과 신뢰를 최상의 가치로 삼았다. 이 두 가지 가치 덕분에 회사는 성장해올 수 있었다. 어느 순간에라도 이를 유념하면 어려움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기업#중소기업#이림전자#고압시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