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신임 원불교 종법사 “불의까지 품어 정의 실현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무아봉공 자세로 원불교 이끌어… 선행 베풀고 덕 쌓는게 나 위한것

“불의를 내치면서 세우는 정의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불의까지 품어서 정의를 실현하는 것, 그것이 종교의 역할이죠.”

원불교의 교단 최고지도자에 선출된 전산(田山) 김주원 종법사(70·사진)는 18일 전북 익산시 중앙총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신임 종법사는 지난달 18일 원불교의 103년 역사에서 역대 6번째 종법사에 선출됐다.

전산 종법사는 탈종교 시대 속 원불교를 이끌 방향으로 ‘무아봉공(無我奉公)’을 내세웠다. 무아봉공은 원불교의 핵심 사상 중 하나로 나를 없애고 공익을 위해 성심성의를 다한다는 뜻이다. 전산 종법사는 “이기심을 버리고 세상을 위해 선행을 베풀고 덕을 쌓는 게 곧 자신을 위한 것”이라며 “참된 수도는 산중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생활 가운데에 마음을 잘 써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등록된 원불교 신자는 약 130만 명이다.

그는 교조 소태산(少太山) 박중빈 대종사(1891∼1943), 정산(鼎山) 송규(1900∼1962), 대산(大山) 김대거(1914∼1998), 좌산(左山) 이광정(82), 경산(耕山) 장응철 종사(78)의 법맥을 계승했다. 종법사는 불교 조계종으로 치면 종정에 해당한다.

전산 종법사는 최근 조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대해서 “어른들이 자고 나면 통일이 됐다고 말하는 날이 올 것이라 말씀하셨는데 올해 들어서 실제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한 상황을 비롯해 서로 갈등과 다툼이 있다면 어두운 과거에 대한 대참회를 하고, 서로 원망하는 마음과 어리석은 잘못을 용서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년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전산 종법사는 “‘절처봉생(絶處逢生)’ 끊어지는 곳에서 다시 새 삶을 만난다고 한다. 청년들이 원망하는 마음보다 미래를 위해서 노력하면 반드시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1967년 출가한 전산 종법사는 총무부장, 경기인천교구장, 교정원장, 중앙중도훈련원장, 영산선학대 총장 등을 지냈다. 다음 달 3일 원불교 중앙교의회에서 정식으로 추대되고, 4일 취임식이 열린다. 임기는 6년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원불교#김주원 종법사#무아봉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