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부터 암까지… 29년간 건강 궁금증 풀어준 ‘국민 주치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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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서울아산병원 건강강좌, 13일 300회 맞아 100세 시대 특집

1989년 7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회 동아일보-서울아산병원(당시 서울중앙병원) 건강강좌에서 홍창기 당시 신장내과 교수가 ‘우리는 왜 의사를 찾아가는가’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1989년 7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회 동아일보-서울아산병원(당시 서울중앙병원) 건강강좌에서 홍창기 당시 신장내과 교수가 ‘우리는 왜 의사를 찾아가는가’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동아일보-서울아산병원 건강강좌가 없었으면 저는 진작 이승을 떠났을 거예요.”

이순주 씨(71·서울 강동구)는 24년 전 심장 이식수술을 받게 된 사연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평소 동아-아산 무료 건강강좌를 즐겨 들은 이 씨는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이 밀려오자 이종구 당시 내과 교수의 강의를 떠올렸다. ‘이런 게 급성 심근경색의 증상이라고 했는데…’라고 생각한 이 씨는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고, 막힌 심장혈관을 일찍 뚫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 이식수술까지 받아 건강을 완전히 되찾은 이 씨는 “거의 매달 동아-아산 건강강좌에 참석하고 있다”며 “건강강좌는 내게 최고의 주치의”라고 말했다.

○ 29년간 13만 명에게 ‘주치의 역할’

동아일보와 서울아산병원이 매달(1, 12월 제외)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여는 건강강좌가 이달 13일로 300회를 맞는다. 이 강좌가 처음 열린 건 1989년 7월이다. 동아일보 산하 동아문화센터가 아산사회복지재단에 “사회에 공헌하는 의학을 실현하기 위해 일반인에게 정확하고 상세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은 당시만 해도 정확한 건강 정보를 얻을 곳이 거의 없었다. 병원이 일반인을 상대로 무료 건강강좌를 연다고 하자 환자와 가족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매회 400명 안팎이 참석하고 있다. 29년간 누적 참석자는 무려 13만7000여 명에 이른다. 강사로 참여한 의료진도 418명이나 된다.

강좌는 1시간 30분 강의와 30분 질의응답으로 구성된다. 질의응답 시간엔 환자가 진료실에서 미처 물어보지 못한 질문들이 이어진다. 답변자가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이기에 객석에는 지방에서 온 환자들이 적지 않다. 2016년 8월 조재환 정형외과 교수의 ‘허리 통증의 진단과 치료’ 강의(279회)는 유튜브에서 최고 조회수인 41만 회를 기록했다. 부정확한 정보가 난립하면서 환자들이 믿을 수 있는 정확한 정보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치매-심뇌혈관 질환에 관심 높아

서울아산병원이 개원 25주년을 맞은 2014년 6월 259회 건강강좌에 참석한 5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제일 걱정되는 질환’으로 치매가 1위에 올랐다. 일단 발병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해서다. 올해 2월(293회) ‘치매와 노인 우울증의 치료’를 주제로 강연한 이재홍 신경과 교수는 “평소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며 신체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한편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검사를 받아보는 게 가장 좋은 치매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초기 증상을 일찍 포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뇌중풍(뇌졸중)과 급성 심근경색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259회 ‘한국인의 3대 질환 집중 대해부’에서 뇌혈관 질환을 강의한 김종성 뇌졸중센터장은 “한쪽 팔다리가 저리고 어지러운 뇌중풍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면 조만간 뇌중풍이 재발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지나가는 증상쯤으로 가볍게 넘기지 말고 꼭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허리 통증의 진단과 치료’ 다음으로 호응이 큰 강의는 정석훈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2015년 3월 진행한 ‘불면증과 수면장애 최신 치료법(266회)’이었다. 현대인에게 불면증이 얼마나 큰 골칫거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 교수는 “자기 직전 음식을 먹는 게 숙면에 안 좋다는 게 통설이지만 배가 너무 고프면 우유 등 가벼운 음식을 먹는 게 오히려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300회 특집은 ‘100세 시대 건강관리’

13일 열리는 300회 특집 강좌는 ‘100세 시대를 위한 건강관리’다. 노년기 만성질환과 눈·관절·척추 관리, 건강한 숙면, 위암 예방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평소 강연자는 1, 2명이지만 이날은 이은주(노년내과) 이주용(안과) 정석훈(정신건강의학과) 김원(재활의학과) 김도훈 교수(소화기내과) 등 각 분야 전문의 5명이 강사로 나선다. 누구나 예약 없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장소는 서울아산병원 동관 6층 대강당(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아산병원 건강강좌#건강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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