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단체미팅 다리놓는 ‘솔로대첩 대장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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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8000명 만남 주선 손승우 대표
“상권 살리는 日거리미팅 벤치마킹 커플 많이 생겨 저출산 해소됐으면”

 23일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카페 골목에 120명의 솔로 남녀가 모였다. 수원시청과 관내 공공기관,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는 미혼 남녀가 참여하는 단체 미팅이 열려서다. 짝을 찾기 위해 수백 명의 솔로가 몰려나온다고 해 붙여진 별칭은 ‘솔로대첩’. 남자 2명, 여자 2명이 한 팀을 이뤄 지정된 4곳의 식당을 옮겨 다니며 서로의 짝을 찾는 방식이었다.

 많게는 1200명이 참여하는 이 단체 미팅은 한곳에서 수백 명의 이성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솔로대첩을 4년째 이끌어 온 주인공은 손승우 새미프 대표(30·사진). 지금까지 손 대표가 연 솔로대첩은 총 40회. 참여한 누적 인원은 1만8000명에 이른다. 솔로대첩의 원조는 2012년 크리스마스 전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렸던 단체 미팅이다. 한 누리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안해 즉흥적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당시 솔로대첩은 남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아 ‘남탕’ ‘남자 반 비둘기 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솔로대첩이라는 콘셉트를 체계화했죠. 남녀 신청을 미리 받으면 성비를 조절할 수 있죠. 일본의 마치콘(거리미팅)도 벤치마킹했습니다.”

 지역 상권 침체, 저출산 등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도 솔로들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미팅을 콘셉트로 삼았다. 2013년 지역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의미로 ‘새마을운동’에 착안한 ‘새마을미팅프로젝트(새미프)’를 회사 이름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미팅 주선에 들어갔다.

 손 대표는 내년에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순회하며 지자체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솔로대첩을 기획 중이다. 지금까지 지자체들은 공무원과 관내 공공기관 직원의 단체 미팅을 주로 호텔에서 해왔는데 이런 문화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워낙 일이 바빠 인연을 만날 기회가 적으니 지자체가 공무원과 지역 기업 직원들을 이어주는 행사를 많이 하죠. 남녀가 그냥 마음 편히 한 장소에서 이야기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맺어집니다. 전국의 공무원, 직장인들 기다려주세요. 솔로대첩이 갑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손승우#솔로대첩 대장군#단체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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