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0억 달러…e스포츠 시장 잡아라”, ‘아이덴티티 전략카드’ 베일 벗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20일 05시 45분


WEGL 브랜드 공개…500억원 투자
오디션·종합격투기 방식 콘텐츠 눈길
11월 지스타에서 시즌1 파이널 매치

“e스포츠 플랫폼을 잡아라.”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에 대한 물밑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에서 다양한 종목에 열린 새로운 e스포츠 플랫폼 도입이 시도된다. 하나의 종목으로 치러지는 종목사 중심의 대회가 대세인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액토즈소프트의 자회사 아이덴티티엔터테인먼트는 19일 서울 서초 넥슨아레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e스포츠 브랜드 ‘WEGL’을 공개했다. 글로벌 대회 운영과 선수 및 팀 육성, 경기장 등 인프라 구축에 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WEGL의 메인 콘텐츠는 정규리그 ‘프리미어’와 국가대항전 성격의 ‘네이션즈’다. 하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한 콘텐츠다. e스포츠 경기와 ‘오디션’을 결합한 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게임스타 코리아’와 종합격투기 리그 UFC 형식을 빌려온 ‘슈퍼파이트’가 그것이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방식의 대회부터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프로그램까지 팬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준다는 전략이다. 올해 WEGL 프리미어와 슈퍼파이트, 게임스타 코리아 시즌1의 결승은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에서 진행한다. 다만 이날 구체적인 종목은 발표하지 않았다. ‘리그오브레전드’ 등 인기 e스포츠 종목사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아이덴티티엔터테인먼트 측은 설명했다.

아이덴티티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을 중심으로 하되, 향후 중국과 북미, 유럽 등 주요 국가에 진출해 각 지역별 정규리그화를 추진한다는 것이 큰 그림이다.

구오하이빈 대표는 “글로벌 게임·e스포츠 사업자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며 “파트너사 발굴에 힘을 쏟으면서 지속 가능한 e스포츠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이덴티티엔터텐인먼트가 e스포츠에 진출한 이유는 무서운 시장 성장세에 있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의 한 시장 조사업체는 2020년 전세계 e스포츠 시장규모가 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와 유럽축구 등 전통 스포츠 구단까지 e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가 올해 초 삼성전자로부터 ‘e스포츠 올림픽’이라 불렸던 ‘WCG’ 상표권을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WCG는 현재 스마일게이트 그룹과 별개의 독립 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인력 충원으로 조직을 꾸리면서 종목 선정 및 대회 방식 등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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