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거듭된 PS 매진 불발, 오직 날씨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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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19일 05시 30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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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흥행불패 공식이 깨지고 있다. 롯데의 홈 필드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 2·5차전이 매진에 실패했다. 이어 두산의 홈 필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1·2차전도 연거푸 관중이 가득 들어차지 못했다. 롯데와 두산의 팬 베이스를 감안하면, ‘이변’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 없다. 일차적 이유는 롯데와 두산의 가을야구 파트너가 NC라는 신생구단인 점을 들 수 있다. 사직도, 잠실도 원정 팀 응원석에 해당하는 내야 3루 측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NC도 가을야구 4년차 팀이다. 과거 3년 동안 가을야구에서 NC의 티켓파워가 떨어지는 면모는 없다고 못해도 치명적이진 않았다.

또 하나의 사유는 ‘날씨’다. 2017년 포스트시즌은 준PO와 PO에 걸쳐 유독 날씨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15일 준PO 끝장승부였던 5차전은 오전까지 쏟아진 비 탓에 20분이 지연되어 시작됐다. 야구장에 가기로 결심했던 수천 명의 팬들이 발길을 거뒀다. 취소표가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데 어쩔 도리가 없었다. PO 2차전이 열린 18일 잠실구장에도 비가 오락가락했다. 일기예보와 달리 비가 끈질기게 내렸다. 오후 6시30분 경기 개시 시점까지 야구장은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빈 좌석이 많았다.

그러나 KBO가 포스트시즌에 한해서는 취소 결정에 신중하다는 것은 어지간한 야구팬이라면 다 안다. 실제 당초 14일 예정됐던 롯데-NC의 준PO 4차전은 우천으로 하지 못했다. 당시 KBO는 경기 개시시간인 6시30분까지 기다리려고 했다(실제론 5시30분 무렵 취소 발표를 했다). 15일 준PO 5차전 때에도 1~2시간을 기다리는 한이 있더라도 경기를 강행할 의사를 강력히 드러냈다.

그렇다면 매진이 안 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을 수 있다. 실제 온·오프라인에서는 “티켓을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는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엉뚱한 곳에서 이뤄지며 정작 실수요자에게 티켓이 안 돌아가는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관해 잠실에서 만난 야구인들은 포스트시즌 티켓의 환불 규정을 꼽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경기개시 4시간 전까지만 반환 신청을 하면,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제아무리 야구 인기가 많아도 4시간 안에 수천 장 취소표가 동시에 나오면 현장에서 다 팔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환불 티켓의 상당 분량은 암표상이 푸는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암표상을 돕고 있는 꼴”이라는 어느 야구인의 지적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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