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와 함께하는 사람들] 두산의 전성시대 함께하는 불펜포수 박성큼 이야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19일 05시 30분


코멘트
두산 불펜포수 박성큼이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성큼은 2013년부터 두산에 불펜포수로 합류해 곰 군단의 성적 고공행진에 큰 힘을 보태는 중이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 불펜포수 박성큼이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성큼은 2013년부터 두산에 불펜포수로 합류해 곰 군단의 성적 고공행진에 큰 힘을 보태는 중이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현재 KBO리그는 두산의 전성시대다. 2년 연속(2015~2016시즌) 한국시리즈(KS)를 제패했고, 지난해에는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진정한 강팀의 면모를 뽐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6시즌 중 5차례 가을야구를 경험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2013년부터 두산의 불펜포수로 일하고 있는 박성큼(28)도 두산의 전성시대를 함께하고 있다.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그라운드에 나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 역할이다. 불펜에서 투수들의 공을 받는 것도 그의 몫인데, 단순히 공만 받는 ‘캐처’ 이상의 임무를 수행한다. 직접 공을 받으며 투수들의 구위를 파악하고, 끊임없이 ‘나이스 볼’, ‘좋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도 불펜포수의 역할이다. NC와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박성큼과 마주 앉았다.

두산 불펜포수 박성큼.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 불펜포수 박성큼.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아픔 뒤로하고 불펜포수 되기까지

박성큼은 불펜포수라는 보직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프로 입단을 꿈꿨지만,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한 아픔을 뒤로하고 ‘행복한 불펜포수’가 된 것이다. 그는 올 초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불펜포수로 발탁됐다. 전지훈련이 한창이던 2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그는 “국가대표 투수들의 공을 받는다는 것은 내게도 엄청난 경험이고 또 영광”이라며 싱글벙글 웃었다.

“소속팀 두산이 2016년 통합우승을 했고,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하게 돼 그야말로 겹경사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모두 챙겨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그의 모습에서 ‘프로다움’을 엿볼 수 있었다. 박성큼은 이날도 훈련을 시작하자마자 “(박)성큼아, 배팅볼 좀 던지자”라는 강석천 코치의 지시를 받고 부리나케 마운드로 달려갔다.

두산 불펜포수 박성큼.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 불펜포수 박성큼.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나도 PS에선 더 긴장된다”

포스트시즌(PS)에 임하는 각오는 선수들과 다를 바 없다. 특히 투수들의 공을 받으며 컨디션을 점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불펜포수의 임무다. 박성큼은 ‘판타스틱 4’로 불리는 두산의 선발진(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 가운데 장원준과 유희관의 불펜피칭을 담당한다. “당연히 더 긴장해야 한다. 특히 투수들의 공을 하나라도 더 잘 받아야 한다”며 “정규시즌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위기 상황에서 등판하는 투수들이 많다. 가을야구는 늘 전쟁과 같다”고 밝혔다. 덧붙여 “공을 잘 받아주는 자체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큰 소리를 내며 공을 받는 것은 나의 임무 중 하나다. 물론 가끔 부담으로 작용할 때도 있다. 특히 선발투수가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내가 공을 제대로 못 받으면 컨디션이 좋은 투수도 ‘내 공이 안 좋은가’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박성큼이 불펜포수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다. “야구계를 떠나기 싫었다.” 부연설명을 부탁하자 그는 “배운 게 야구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만 했는데, 떠날 수가 없겠더라. 지금은 실전 경기에 나가진 않지만, 선수들과 함께 분위기를 느끼는 것 자체가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