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윌리엄스 호주오픈 동반우승, ‘구관이 명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30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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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 윌리엄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세레나 윌리엄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호주오픈테니스는 4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빠른 1월에 열린다. 한 해를 여는 첫 그랜드슬램, 올해 대회는 ‘30대 베테랑’들의 돌풍이 거셌다. 29일 막을 내린 호주오픈에선 내리막을 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두 스타플레이어가 나란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8일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레나 윌리엄스(36·미국)는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37·미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이 갖고 있던 최고령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도 새로 썼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지난해 윔블던에서 우승했지만,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준우승, US오픈 4강 탈락 등 세계 최강 자리에서 다소 주춤했다. 급기야 지난해 9월 US오픈 이후엔 2013년 2월부터 지켜오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안젤리크 케르버(29·독일)에게 빼앗겼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에서 7경기 내내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다. 비록 8강전의 조안나 콘타(영국·9위) 외엔 모두 세계랭킹 10위 밖의 선수들과 상대하는 등 대진운도 따랐지만, 한 차례의 타이브레이크도 없는 무실세트 우승은 여자 테니스에서 윌리엄스의 건재함을 알린 기록이기도 하다. 대회 종료 후 세계랭킹 1위 자리도 탈환했다.

로저 페더러.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로저 페더러.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이튿날에는 ‘황제’ 로저 페더러(36·스위스)가 ‘영원한 라이벌’인 라파엘 나달(31·스페인)을 제압하고 5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자신이 갖고 있던 메이저대회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18회로 늘린 페더러는 역사상 최초로 3개 대회에서 5회 이상 우승(호주오픈 5회, 프랑스오픈 1회, 윔블던 7회, US오픈 5회)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2년 윔블던 이후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던 페더러는 무릎 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를 통째로 날렸다. 11월에는 2002년 이후 14년 만에 세계랭킹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아픔을 맛봤다. 이번 대회 직전 호주 퍼스에서 열린 이벤트성 대회가 복귀전이었다.

세계랭킹 17위까지 밀려난 페더러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랭킹 10위 내 선수를 4명이나 격파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32강과 16강에서 토마시 베르디흐(10위·체코)와 니시코리 게이(5위·일본)를 만났고, 준결승과 결승에선 스탄 바브링카(4위·스위스)와 나달(9위)을 꺾었다. 세계랭킹 10위권 이내 선수를 4명이나 잡고 우승한 건 1982년 매츠 빌란더 이후 35년만이었다.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테니스에서 윌리엄스와 페더러의 우승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이저대회 남녀 단식 최다승 기록(페더러 314승·윌리엄스 316승)을 보유한 둘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구관이 명관’임을 입증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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