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대표구단 전북 현대의 로테이션 방식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16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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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전북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불쌍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눈은 마주치면 안 된다. 마음이 흔들리니까.”

K리그1(클래식)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 최강희(59) 감독에게 선수단 로테이션 비법을 물으면 이런 대답을 한다. 제자들에게 고루 기회를 주지 못할 때 스승의 마음고생도 심하다는 의미의 농담이다.

전북은 최근 K리그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수년간 꾸준히 발전을 꾀했고,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 투자와 성적이 정확히 비례했다. 2014년 이후 국내외 무대에서 전북은 4년 연속 최소 1개 이상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효율적인 전력 보강으로 꾸준하게 선수단을 리빌딩 한 효과를 누렸다.

2018 시즌을 앞두고 전북에 합류한 티아고-아드리아노-홍정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2018 시즌을 앞두고 전북에 합류한 티아고-아드리아노-홍정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이번 겨울이적시장의 기조 역시 바뀌지 않았다. 최 감독은 전 포지션에 걸쳐 대어들을 고루 흡수했다. 국가대표 수비수 홍정호는 임대, 검증된 킬러 아드리아노(브라질)는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료 없이 영입했다. K리그로 선택지로 좁혔을 때 대부분이 입단을 희망하는 클럽으로 발돋움한 덕분이었다.

여기서 약간의 고민이 생긴다. 전북 유니폼을 입는 모두가 쟁쟁한 실력자들이다. 그렇다고 전원을 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교체 선수를 포함해 한 경기에 최대 14명만이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다. 나머지는 벤치 또는 장외에서 동료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모두가 출전을 원해 치열한 자존심 경쟁이 벌어지고, 자칫 팀워크가 흐트러질 위험요소도 잠재해 있다.

결국 누군가는 희생하고 헌신해야 하는데 최고참 이동국의 존재가 팀에 많은 도움이 된다. 매 순간이 역사인 베테랑 스트라이커는 언제나 유쾌한 에너지를 후배들에게 불어넣는다. 출전할 때나 기다릴 때나 투입되지 않을 때나 한결같은 태도로 귀감을 산다. 전북의 한 선수는 “대부분 조커로 출전한 (이)동국이 형조차 불평하지 않는데, 우리가 몇 경기 못 나간다고 화를 내고 분위기를 깰 수 있겠느냐”고 반문할 정도다.

전북 현대의 이동국이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홈 1차전에서 후반 39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의 이동국이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홈 1차전에서 후반 39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끊임없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전북 선수들은 뛸 무대가 많다. K리그1~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FA컵 등 3개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오늘의 베스트11이 3개 대회를 전부를 소화하는 건 불가능하다. “실력을 유지한다면 기회를 얻는다”는 뚜렷한 메시지를 주고 로테이션을 실행에 옮긴다.

전북은 주로 자체 경기 형태로 풀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코칭스태프는 매 순간 선수들 컨디션을 확인한다. 실전과 같은 훈련이 좋은 조직을 만든다는 최 감독의 지론도 있지만 벤치 판단과 라인업 선택의 이유에 선수들이 의문을 품지 않도록 만드는 작업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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