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불어넣은 유쾌한 변화 ‘위닝 멘탈리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4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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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골키퍼 조현우(오른쪽 끝) 등 선수들이 8월 23일 파주NFC 실내훈련장에서 고무 튜브를 활용해 가볍게 훈련을 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22일 선수들의 훈련 강도가 높았다고 판단해 실내 훈련을 실시했다. 파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축구국가대표팀 골키퍼 조현우(오른쪽 끝) 등 선수들이 8월 23일 파주NFC 실내훈련장에서 고무 튜브를 활용해 가볍게 훈련을 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22일 선수들의 훈련 강도가 높았다고 판단해 실내 훈련을 실시했다. 파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승리의 주문 거는 대표팀 훈련캠프

1. “더 자신있게 싸우면 이긴다” 멘탈 강조
2. 코칭스태프도 선수들과 활발한 스킨십
3. 유럽명문클럽 공수 전개 영상으로 열공
4. 이근호“끊임없이 대화…훈련이 즐겁다”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가 운명의 여정에 나섰다.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홈 9차전과 9월 5일 타슈켄트에서 벌어지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10차전(최종전)이다.

8경기에서 4승1무3패(승점 13)로 불안한 2위다. 3위 우즈베키스탄(4승4패·승점 12)의 추격에 뒤가 근질근질하다. 이란∼우즈베키스탄과 2연전을 잘 버텨내지 못하면 한국축구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

2위까지는 본선에 직행하지만 3위는 희박한 확률게임으로 내몰린다. 아시아 플레이오프(PO·10월)∼대륙간PO(북중미 4위·11월)를 통과해야 한다. 상상하기 싫지만 4위 시리아(승점 9), 5위 카타르(승점 7)에도 뒤집힐 수 있다.

올해 치른 4차례 A매치에서 대표팀은 1승1무2패로 몹시 부진했다. 3골을 넣었고 4실점 했다. 전부 아시아 최종예선이라 충격은 더 컸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떠나고 신태용(47) 감독이 부임한 이유다.

어느 순간부터 잘 이기지 못하는, 이기는 방법을 잊은 팀을 이끌어야 하는 신 감독은 8월 2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분명한 한 마디를 남겼다. “더 자신 있는 플레이를 했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밀렸다.”소집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내용에서도 앞서지 못한 이유’를 묻자 신 감독은 “내가 (코치로) 모셨던 분을 폄훼할 수 있어 최대한 자제 하겠다”면서도 ‘자신감 결여’라는 말은 빼놓지 않았다. 사실 맞는 얘기다.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부상방지 프로그램 훈련을 바라보고 있다. 파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6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부상방지 프로그램 훈련을 바라보고 있다. 파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은 이란과의 역대전적에서 9승7무13패로 열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팽팽했었지만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2회)∼원정 평가전∼2016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4경기를 거치며 격차가 벌어졌다. 공교롭게도 스코어도 0-1로 똑같았다. 그래서일까. 신 감독은‘하고 싶은 축구’대신 ‘이기는 축구’를 약속했다. 이란이 해온 것처럼 우리도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가겠단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큰 폭의 물갈이도 했다. 6월 카타르 원정 엔트리에서 12명을 빼고 새로운 14명을 불러들였다. 새 부대에 담긴 새 술의 의욕은 차고 넘친다. 코칭스태프의 스킨십도 활발하다. 항상 무겁고 진지하기만 했던 전임 감독 시절의 딱딱함이 전혀 없다.

팀 훈련 내내 농담이 끊이질 않고, 유쾌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신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패스&무브’를 주입시키기 위해 딱딱한 상대국 분석영상이 아닌, 첼시∼아스널(이상 잉글랜드)∼FC바르셀로나(스페인) 등 유럽 명문클럽들의 공수전개 편집영상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스스로의 잘못된 장면을 꼬집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슈틸리케호’와는 접근부터 다르다.

이근호(32·강원FC)는 “끊임없이 대화가 이뤄진다. 나이구분 없이 계속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정말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대표팀 스태프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구성원 모두가 거듭 되새기고 있다”고 귀띔했다. ‘위닝 멘탈리티’를 다시 불어넣기 위한 신태용호의 노력은 이렇게 작은 부분에서 시작되고 있다. 공성지하(攻城之下) 공심지상(攻心之上)이라고 했다. 세상 모든 일의 성공은 마음에 달렸다.

파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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