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마지막 골든타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27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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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을 갖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슈틸리케 감독. 상암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8일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을 갖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슈틸리케 감독. 상암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내일 시리아와 운명 건 월드컵 亞예선 7차전

무너진 경기력-잦은 변명 흔들린 리더십
시리아에 질땐 본선행 위태…경질 불가피


더 이상 ‘허니문’은 없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의 축구국가대표팀을 둘러싸고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시리아와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홈경기가 운명의 일전이 돼버렸다.

3승1무2패, 승점 10으로 조 2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한 번만 더 삐끗하면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넉넉하게만 보이던 4위 시리아(2승2무2패·승점 8)와의 격차도 어느새 승점 2점차로 좁혀졌다. 23일 중국과의 원정 6차전에서 0-1로 패하고도 2위 자리를 지킨 것은 어부지리에 불과하다. 시리아가 2위 우즈베키스탄(3승3패·승점 9)을 1-0으로 잡아준 덕분이다.

시리아전은 한국축구의 마지막 ‘골든타임’에 가깝다. 시간은 짧은데, 과제는 너무 많다. 무엇보다 벤치는 최종예선 내내 흔들린 리더십을 되살려야 하고, 무너진 신뢰도 회복해야 한다. 남의 도움으로 높은 순위를 지키는 대신 확실한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희망을 안겨야 한다.

28일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을 갖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상암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8일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을 갖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상암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은 지나치게 많은 변명을 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마다 대표팀의 수장이 아닌, 마치 외부인처럼 관망자적인 견해를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동문서답은 기본이고, 갖가지 실언을 반복해 신뢰를 잃었다. 중국전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쓰리톱 상대에 포백이 아니라면 어떻게 할지 (기자들에) 묻고 싶다”고 말해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적절한 해법을 찾고 최대한 역량을 발휘하는 것은 벤치의 기본 책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간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 것도 아니었기에 더 씁쓸하다.

키를 잡은 선장이 흔들리자 선원들도 동요하는 듯하다. 특히 명확한 원칙과 기준 없는 발탁은 태극마크에 대한 선수들의 애착을 떨어트린다. 슈틸리케 감독이 “꾸준히 노력하는 모두에게 열려있다”고 한 대표팀의 문호는 “회전문이 아니냐”는 비난으로 바뀌었다.

최종예선을 기점으로 경질론이 불거지기 시작한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설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본인이 원치 않는다고 심판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리아전 쾌승과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 확보란 급한 불도 꺼야겠지만, 월드컵 본선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도 슈틸리케 감독과 대표팀 모두의 임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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