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민병헌 만루홈런… 두산 “1승 남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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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3차전서 NC 14-3 완파
장단 13안타 NC 마운드 무너뜨려
NC 해커 4이닝 못버티고 7실점… 투수들 사사구 11개 내주며 자멸

‘민뱅(민병헌의 별명)’이 ‘빅뱅(대폭발)’을 일으켰다.

두산이 20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 3승제·PO) 3차전에서 민병헌의 만루 홈런을 비롯해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NC를 14-3으로 꺾었다. PO 전적 2승 1패로 앞선 두산은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PO 1, 2차전처럼 타격전이 전개된 가운데 3차전도 또다시 만루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두산은 만루 기회를 살렸고, NC는 만루 기회를 걷어찼다. 민병헌은 2회초 1-0으로 앞선 1사 만루에서 NC 선발 에릭 해커의 초구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평소 해커의 공에 자신감을 가졌던 민병헌은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경기 전 “단기전은 실력보다 ‘미친 선수’ 1명에 의해 좌우된다. 누구 한 명이 미치면 팀이 그 기운을 받는다”고 했던 민병헌은 결국 자신이 ‘미친 선수’가 되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만루 홈런으로 기세가 오른 두산은 3회초 오재일의 1점 홈런 등 기회마다 적시타를 터뜨리며 점수를 쌓아갔다. 민병헌은 6회초 11-3으로 앞선 상황에서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도 쳐냈다. 6타점을 올린 민병헌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NC는 믿었던 선발 해커가 4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게 뼈아팠다. 해커는 두산 타자들의 장타를 의식한 나머지 공격적인 투구를 하지 못하고 끌려갔다. 평소보다 체인지업과 커브 비중을 높였으나 제구가 되지 않았다. 해커가 일찍 물러나면서 나머지 불펜 투수들도 기가 죽어 마땅히 던질 곳을 찾지 못했다. NC 투수들은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11개나 내주며 자멸했다.

1회초 1사 1, 2루의 위기를 내야 수비의 도움으로 넘긴 해커는 2회초 1사 1, 2루에서 오재원의 땅볼 타구를 잡았지만 2루 악송구를 범하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해커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곧이어 허경민에게 안타를 허용한 해커는 민병헌에게 초구로 밋밋한 체인지업을 던지다 105m짜리 만루 홈런을 맞았다. NC 김경문 감독이 경기 전 “두산 타자들이 잘 치기 때문에 해커도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만 점수를 한 번에 많이 주지 말고 잘라서 줘야 한다”고 했지만 상황은 달랐다. 2회에만 한꺼번에 5점을 내주면서 흐름이 완전히 두산으로 넘어갔다.

NC도 두산 선발 보우덴을 괴롭혔지만 이날은 만루에서의 장타 한 방이 아쉬웠다. 5점을 내주고 곧바로 2회말에 2점을 쫓아갔지만 2사 만루에서 나성범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6-2로 뒤진 3회말 무사 만루에서도 희생타로 한 점을 얻는 데 그쳤다. “기회를 잡아서 같이 치고받아야 한다”던 김경문 감독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았다. 1, 2차전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했던 두산 유격수 류지혁은 3회말 실점 기회에서 김준완의 땅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4차전은 21일 마산에서 열린다. 두산은 유희관, NC는 정수민이 선발로 나올 예정이다.
 

“선수들 모두 너무 잘해줘”

▽김태형 두산 감독=
타자들 타격감이 워낙 좋다. 보우덴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듯해 함덕주를 일찍 준비시킨 게 승리 요인인 것 같다. 양의지 허리 부상 상태는 좀 더 확인해봐야 한다. 박세혁이 정규시즌 양의지 부상 때 대신 나서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 오늘 너무 잘해줬다. (4차전 상대 선발로 예고된) 정수민이 우리 상대로 잘 던졌었다.
 

“4차전에 모든 것 쏟겠다”

▽김경문 NC 감독=
팽팽한 경기를 예상했는데 완패다. 오늘 팬들에게 죄송스러운 경기를 했으니 내일 안방에서 모든 것을 쏟겠다. (4차전 선발) 정수민은 내년에 어차피 선발을 맡아야 할 선수다. 내일 갈 수 있을 데까지 간 다음 5차전까지 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창원=유재영 elegant@donga.com·임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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