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일본프로야구 GM 이야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20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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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호크스 왕정치 회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소프트뱅크 호크스 왕정치 회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요즘 KBO리그는 프로선수 출신 단장이 대거 부임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6시즌이 끝나고 부임한 프로선수 출신 단장만 박종훈(한화), 송구홍(LG), 고형욱(넥센), 염경엽(SK) 등 4명. KBO리그에도 야구인 출신 GM(제너럴 매니저)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프로야구(NPB)에서 구단 단장의 역할은 무엇일까.

NPB에선 ‘본부장’이 KBO리그의 ‘단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최근 들어서는 본부장 대신 GM 직함을 달아주는 구단도 있다. 이는 분업화의 좋은 예다. NPB 한 구단에서 근무했던 인사는 “NPB의 GM은 구단 운영 전반을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 요즘은 구단의 규모가 커지면서 본부장 혼자 모든 것을 담당하기 어려워지니 파트를 세분화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즉 본사에서 내려온 본부장은 주로 예산 관리, 구단 OB출신 GM은 선수 관리를 전담하는 것이다.

● 프로선수 출신 히로오카 다쓰로, NPB 최초 GM

1994년 히로오카 다쓰로가 지바 롯데 GM으로 부임한 것이 프로선수 출신의 시발점이다. 히로오카는 1954년부터 1966년까지 요미우리에서 1327경기에 출장한 유격수 출신. 이후 히로시마와 야쿠르트 코치, 야쿠르트와 세이부 감독, NHK 야구해설위원을 지낸 경력자였다.

이후 야마다 마사오(니혼햄·2008~2014), 오치아이 히로미쓰(주니치·2013~2016), 故 나카무라 가즈히로(한신·2013~2015) 등이 프로선수 출신 GM이다. 특히 오치아이 GM은 2013년 말 부임하자마자 선수들의 연봉을 대폭 삭감하는 개혁을 단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프랜차이즈 스타 이바타 히로카즈를 떠나보내기도 했다. 팀의 OB 출신으로 구단 수뇌부에 조언하는 것을 넘어선 강력한 권한을 행사했다. 2015년 9월 사망한 나카무라 전 한신 GM도 팀의 OB 출신으로 상징성이 컸다. 한신 구단은 그가 사망한 뒤 GM직을 아예 없앴다.

라쿠텐 골든이글스 호시노 부회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라쿠텐 골든이글스 호시노 부회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GM인 듯 GM 아닌 GM 같은 왕정치 회장·호시노 부회장

2008베이징올림픽 일본야구대표팀 감독을 지낸 호시노 센이치는 2015년 말부터 라쿠텐 구단 부회장을 맡고 있는데, FA(프리에이전트) 협상 등 구단 운영에도 관여하는 GM 형태를 띠고 있다. 2015시즌이 끝나고 FA 이마에 도시아키의 영입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이가 호시노 부회장이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왕정치(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구단 회장도 마찬가지다. 2016시즌을 앞두고 FA가 된 ‘빅보이’ 이대호에게 “팀에 남아 달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정도로 힘이 있다. NPB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왕정치 회장과 호시노 부회장이 GM직을 맡고 있진 않지만, 그들의 조언 하나하나가 구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 대세로 떠오른 ‘야구기자 출신’ 요시무라 GM

요즘 NPB에서 가장 주목 받는 GM은 요시무라 히로시 니혼햄 구단 본부장이다. 2015년 1월 니혼햄 총괄본부장으로 부임한 그는 팀이 2016시즌 퍼시픽리그와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성공시대를 열었다. 그는 1987~1990년 스포츠닛폰의 프로야구 담당기자로 일했고, 1992~1999년 퍼시픽리그 사무국에서 근무하며 행정업무를 배웠다. 2000~2002년에는 메이저리그(ML) 디트로이트 단장보좌역으로 일하며 견문을 넓혔고, 2003~2004년 한신 구단 총무부에 근무했다.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야구지식을 쌓았고, 그 결과 구단 본부장까지 맡게 됐다. 스카우트는 물론 선수단 지원까지 팀 운영 전반을 책임지면서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쓰쓰미 다쓰요시 요미우리 구단 본부장도 요미우리신문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구단 홍보부장과 단장보좌역을 거쳐 2015년 5월부터 GM으로 일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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