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람에 울고… 웃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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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CJ컵 2라운드 순위 요동
토머스, 수시로 바뀌는 강풍에 고전… 2오버파로 1R 선두서 공동4위 추락
노승열은 7언더파… 美 리스트 선두

제주도의 거센 바람이 흐름을 뒤바꿨다. 20일 제주 서귀포시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CJ컵 2라운드는 바람의 영향으로 전날 1라운드와 판이하게 전개됐다.

큰 타격을 입은 건 미국의 저스틴 토머스(24)였다. 전날 9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로 나섰던 토머스는 이날 버디 3개에 보기 5개로 2오버파를 기록하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로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바람의 방향 또한 수시로 바뀌면서 경기 운영에 애를 먹었다. 전날 85.7%였던 페어웨이 안착률도 이날은 57.14%였다. 전날 이글을 따냈던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벙커샷이 그린을 넘어가면서 오히려 1타를 잃기도 했다. 부진한 토머스는 경기 뒤 인터뷰 요청도 고사했다.

이날 1타를 줄인 최진호(중간합계 2언더파 142타·공동 24위)는 “제주도는 바람이 셀뿐만 아니라 바람이 도는 특징이 있다 보니 마음대로 비거리를 조절하기 어렵다. 많은 경험을 쌓은 PGA투어 선수들도 수시로 바뀌는 제주도 바람에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라운드에서도 비슷한 날씨가 이어질 경우 토머스가 언급한 우승 스코어(16∼20언더파) 달성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주도 날씨에 익숙한 국내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재미를 봤다. 전날 7오버파로 부진했던 노승열(26)은 2라운드에서 참가자 중 가장 적은 7언더파를 기록하며 중간합계 이븐파 144타(공동 36위)로 성적을 끌어올렸다.

토머스가 주춤하는 사이 루크 리스트(32·미국)가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전날 4언더파를 기록했던 리스트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따내며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했다.

한편 갤러리들의 카메라 셔터음 때문에 일부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외국과 달리 국내 출시 스마트폰의 경우 반드시 셔터음이 나도록 설계돼 있다. 토머스는 경기 도중 “노 카메라 플리스”를 외치기도 했다. 김민휘(25·공동 6위)는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유일하게 부끄러운 점이다. 동영상을 촬영하더라도 플레이 전에 미리 촬영버튼을 누르는 등 (선수를)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귀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pga cj컵#미국프로골프#저스틴 토머스#노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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