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레슬러’ 류한수, 세계선수권 정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4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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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류한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조연 인생’ 견디고 그레코로만형 66kg 金

류한수(29·삼성생명)가 세계무대에서 한국 레슬링의 힘을 널리 알렸다.

8월 23일(한국시간) 파리 아코르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2017 프랑스 세계선수권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에서 마테우시 베르나테크(폴란드)를 2-1로 누르고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2013년 대회에 이은 4년 만의 세계정복이다.

2년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대회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근 3차례 세계선수권에서 전부 결승에 올랐다. 무엇보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의 악몽을 완전히 지웠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당시 류한수는 2013세계선수권∼2014인천아시안게임 우승에 이어 리우올림픽에서 ‘그랜드슬램’ 달성을 꿈꿨으나 대회 8강에서 무너졌다. 이어진 패자부활전도 악몽이었다. 1차전을 통과했으나 라술 추나예프(아제르바이잔)와의 동메달결정전을 무기력하게 끝냈다.

그라운드 방어에 유난히 약했던 모습이 반복됐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내준 파테르 상황을 버티지 못해 연거푸 옆 굴리기를 허용했다. “메달을 가져왔어야 했는데, 정말 갖고 싶었는데…”말을 잊지 못한 채 서둘러 체육관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는 그의 눈은 촉촉한 눈물로 가득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이를 악물었다. 류한수의 레슬링 인생 8할은 철저히 ‘조연’이었다. 국가대표 2진으로 훈련파트너 생활만 9년을 했다. 지금은 75kg으로 체급을 올린 동갑내기 김현우(29·삼성생명)가 2012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에도 친구의 훈련을 도왔었다.

금세 초심을 찾았다. 매트에 있는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당당히 부활을 노래했다. 마침 파테르가 이번 대회부터 사라졌다. 스탠딩 자세에서는 천하무적이다. 우승은 당연했다. 태극기를 흔들며 큰절 세리머니를 한 그의 시선은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릴 아시안게임과 2020도쿄올림픽을 향한다. 아직 류한수는 배가 고프다.

한편, 그레코로만형 59kg급 김승학(24·성신양회)은 아쉽게 4강에서 탈락했지만 패자부활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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