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 꼴찌 수준 노사관계… 더 늦기 전에 노동개혁 착수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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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영대학원 인시아드와 다국적 인력서비스 기업 아데코는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을 앞두고 ‘인적자원 경쟁력지수’와 함께 순위를 발표한다. 올해 한국은 작년과 같은 30위에 올랐다. 스위스가 작년에 이어 1위를 했고 싱가포르, 미국, 노르웨이, 덴마크가 차례로 2∼5위를 차지했다.

여러 인적 자원 항목 중 노사협력 분야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125개국 가운데 120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노사관계가 우리보다 더 나쁜 나라는 우루과이, 네팔, 크로아티아, 트리니다드토바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다. 이런 참담한 성적표는 무엇보다 정부가 민노총 같은 전투적 노조에 끌려다니면서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노동개혁은 엄두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노총의 투쟁성은 이달 28일로 예정된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대의원들에게 제시한 올해 사업목표에서도 뚜렷이 드러났다. 노사관계를 넘어 한미동맹 주한미군 국가보안법을 올해 3대 분단적폐로 규정하고, 이를 청산하기 위해 8월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러니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세계 최악 수준이 아니라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노조 입김이 강할수록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어제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작년 연간 취업자는 2682만 명으로 전년에 비해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제성장률 2.7%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한국의 경직된 노동시장에도 적지 않은 원인이 있다는 게 다보스포럼의 거듭된 경고다. 노사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고용주는 신규 채용을 꺼리게 되고 일자리 총량이 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정부가 아무리 기업 투자를 독려하고 세금을 풀어도 고용 유연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밖에 안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세계경제포럼#노사협력#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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