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떠난지 80분만에… 눈앞에 펼쳐지는 영광의 무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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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D-85]12월 개통앞둔 경강선 KTX 타보니

서울 지하철 2호선을 탄 것 같았다. 컴컴한 터널을 통과해 밝은 빛을 볼라치면 기차는 다시 터널로 들어갔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내년 2월 9∼25일)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과 강릉으로 가는 선수들과 관중들의 발이 될 고속철도(KTX)는 터널 안과 교량 위를 반복해서 달렸다. 여러 터널을 거친 뒤 도착한 강원 진부역 하늘에선 가는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을 향해 손짓하는 눈 같았다.

오전 9시에 서울역에서 출발한 KTX 열차 7085호는 한 시간 반 후인 10시 30분 진부역에 도착했다. 진부역은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 올림픽플라자 및 알펜시아 등 설상 경기장과 가깝다.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까지 몸을 싣는다면 좀 더 깊은 어둠을 볼 수 있다. 진부에서 강릉 가는 길에는 한국에서 가장 긴 산악 터널인 대관령터널이 있다. 무려 21.8km 길이의 대관령터널은 통과하는 데만 5분 30초가 걸린다.


내달 개통을 앞둔 경강선(서원주∼강릉) 구간 120.7km 가운데 터널은 34개, 교량은 53개다. 터널 구간이 72%로 약 76km에 이른다. 지용태 경강선개통준비단장은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물게 터널 구간이 많다. 대한민국 최초로 동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탄생하기 위해 엄청난 산고를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경강선이 개통하면 수도권에서 강원도로 가는 길이 당겨진다. 서울역부터 진부역까지 1시간 20분, 강릉역까지는 1시간 36분이면 닿을 수 있다. 기존 노선을 고속화로 개량한 청량리∼서원주역은 구간에 따라 시속 150∼230km로 운행되지만 새로 철로를 놓은 서원주∼강릉 구간은 최고 250km까지 달릴 수 있다.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경강선은 하루에 편도 51회 운행된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KTX가 16회, 서울 출발이 35회다. 서울에서는 서울역(10회), 청량리역(10회), 상봉역(15회)에서 출발한다. 정차를 하지 않을 경우 인천공항부터 진부역까지는 2시간 6분이 걸린다. 서울역에서 진부역까지는 1시간 20분, 진부역에서 강릉역까지는 16분이면 갈 수 있다. 편도 한 번에 최대 410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하루에 총 2만910명을 수송할 수 있다. 12월 개통을 목표로 현재 시운전 중이다. 요금은 편도 기준으로 인천공항∼강릉 4만700원, 서울∼강릉 2만7600원, 청량리∼강릉 2만6000원(코레일이 국토교통부에 신고한 요금)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월 1일부터 코레일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진부역에서 셔틀버스를 타자 평창 올림픽플라자까지는 15분이 걸렸다. 올림픽을 대비해 새로 건설한 도로를 통해 기존보다 20분 이상을 단축했다. 평창 올림픽을 찾은 관중들은 KTX와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채 2시간도 걸리지 않아 올림픽플라자나 설상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평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자가용 이용자들을 위해 8곳에 환승 주차장을 확보해 놓았지만 가장 빠르고 편한 방법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왕복 4시간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에 서울에서 왕복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평창올림픽#경강선#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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