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사람, 미세먼지에 더 취약”…폐와 심혈관 질환에 쉽게 걸릴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6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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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나온 남성이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몸 안의 지방세포가 각종 오염 물질과 만났을 때 성인병뿐 아니라 염증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김현진·박진호 교수팀은 2009~2014년 검진센터를 방문한 남성 1876명을 조사한 결과 복부비만이 미세먼지로 인한 폐 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수검자들의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를 바탕으로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 조직의 분포를 파악하고 체질량 지수, 허리둘레 등 신체 계측 자료를 수집해 복부비만인 190명과 정상인 1686명을 나눴다. 이후 이들의 주거지의 미세먼지 농도와 폐활량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복부비만 그룹에서는 미세먼지의 농도가 m³당 1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높아질 때마다 폐활량이 1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상인 그룹에서는 미세먼지 농도와 폐활량이 큰 관계가 없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이유로 염증과 종양, 면역이상을 유발하는 단백질 ‘인터류킨-6’을 지목했다. 지방세포는 인터류킨-6의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호흡기에 들어간 대기오염 물질이 더 쉽게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된다는 설명이다.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은 정상인보다 폐와 심뇌혈관 질환에 더 쉽게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박진호 교수는 “평소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고 운동과 식사조절 등으로 복부지방 감량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비만학회지에 실렸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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