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영 “인천공항 제2터미널 완공땐 20분이면 출국… 글로벌 허브공항 자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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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 인터뷰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가운데)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제2여객터미널 공사 현장에서 건설본부 임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정
 사장 뒤로 외형이 거의 완공된 제2여객터미널 건물이 보인다. 인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가운데)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제2여객터미널 공사 현장에서 건설본부 임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정 사장 뒤로 외형이 거의 완공된 제2여객터미널 건물이 보인다. 인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건설 공사 현장. 각종 건축자재를 실은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는 가운데 봉황을 형상화한 지상 5층 규모의 터미널 건축물 내부에서는 마감공사가 한창이었다. 인천공항공사가 2013년 4조9000억여 원을 들여 착공한 제2터미널은 38만4000m² 규모로 연간 여객 180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다. 2001년 인천공항이 문을 열 때 들어선 제1터미널(연간 여객 수용인원 5400만 명)은 지난해 5776만 명이 이용해 포화상태였다. 제2터미널이 12월 개장하면 인천공항은 연간 7200만 명이 이용할 수 있게 돼 경쟁력 면에서 한 계단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2터미널에는 현재 제1터미널을 사용하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항공 등 4개 항공사가 입주한다. 여행객이 편리하게 1, 2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셔틀트레인(IAT) 공사도 한창이다. 기존 공항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공사도 병행하고 있다.

제2터미널의 성공적 개장을 위해 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60)을 만나 공사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공항 운영계획을 들어봤다.

―예정대로 12월부터 제2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나.

“물론이다. 현재 공정은 약 94%로 6월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9월까지 전산시스템 테스트를 포함해 시험 운영을 마무리한 뒤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늦어도 12월에 개장한다는 계획에는 이상이 없다.”

―제2터미널이 문을 열면 무엇이 달라지나.

“무엇보다 여행객들이 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 승객이 분산되고 대기 공간이 늘어나 혼잡 현상이 해소된다. 현재 제1터미널에서 출국하려면 40분 이상 걸리지만 제2터미널이 개장하면 두 터미널 모두 20분 안팎에 출국이 가능해진다. 운항정보표출시스템(FIDS)을 통한 서비스도 강화된다. 특히 제2터미널 지하에 들어설 교통센터에서 버스와 철도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면세점과 상업시설이 중앙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쇼핑 환경도 좋아진다. 제2터미널 환승구역에는 성형이나 미용시술을 받는 성형외과도 들어선다. 제2터미널 개장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세계에서 가장 편리하고 안전한 공항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여객 증가율을 감안해 2023년까지 4단계 건설사업을 추진한다는데….

“그렇다. 개항 첫해 1454만 명의 손님을 맞은 인천공항은 2008년 3000만 명을 넘어선 뒤 연평균 6.8%씩 이용객이 늘었다. 이 추세라면 2020년에 7200만 명을 넘어서게 된다. 4조2000억 원을 들여 제2터미널을 확장해 승객 2800만 명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제4활주로도 만들 것이다. 이 같은 4단계 건설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갔다. 4단계 건설사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여행객 1억 명을 맞을 수 있는 세계적인 공항이 된다.”

―인천공항은 지난달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속적으로 서비스와 경영 혁신에 나서 이뤄 낸 놀라운 기록이다. 하지만 제2터미널 개항과 서비스 수준을 더욱 높이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 올해부터 ASQ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인천공항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효율적인 경영을 펼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 그래서 경쟁공항인 중국 베이징,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추격을 따돌리고 경쟁 우위를 계속 누리겠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9일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2016년 공공기관 혁신사례’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인 여행객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중국인 367만 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했는데 올해는 약 50% 감소한 187만 명을 예상하고 있다. 8일 인도 최대 여행사인 튜이 인디아와 ‘신규 환승 수요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달 19∼21일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루트회의에서는 말레이시아 말린도항공, 폴란드항공을 비롯해 12개 항공사와 신규, 증편 노선을 유치해 연간 여행객 36만 명을 확보했다. 해외 여객 수요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인천공항을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허브공항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88곳인 취항 항공사를 2020년까지 110개사로 늘려 세계 곳곳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일 국제업무지구에서 개장하는 카지노를 갖춘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를 시작으로 공항 주변 지역을 관광, 비즈니스, 레저의 중심인 ‘에어시티’로 키우겠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정일영 사장
은 1979년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1992년 교통부 항공정책과장을 맡아 인천공항 건설 단계부터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국토해양부 항공철도국장, 항공안전본부장과 항공정책실장, 교통정책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항공교통 전문가로 불린다. 지난해 2월 취임한 뒤 출장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쉬지 않고 1, 2터미널을 비롯해 공항 곳곳을 다니며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현장 경영에 힘쓰고 있다.
#인천공항#정일영#제2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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